쓰레기를 버리면 오히려 칭찬하는 이유
상태바
쓰레기를 버리면 오히려 칭찬하는 이유
  • 최원영
  • 승인 2022.11.21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원영의 책갈피] 제79화

 

살다 보면 앞이 보이질 않아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출구는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만 있기에는 삶이 너무나도 허망하기만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라는 생각은 우리를 무력감과 절망으로 내몰곤 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절망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런 경우에는 기존의 내 생각을 바꾸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생각을 바꾸어보는 것만으로도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최운규 저)에 쓰레기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던 네덜란드의 어느 도시 이야기가 나옵니다. 궁리 끝에 벌금을 올리기로 하고, 두 배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러분이 짐작하신 대로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에 한 사람의 제안이 채택되었습니다. 그의 제안은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이 아니라 거꾸로 상장을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면 칭찬의 말이나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쓰레기통을 개발했던 겁니다. 이 제품을 도시 곳곳에 설치하자 이내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시청자 여러분이 쓰레기통에 일회용 커피잔을 버린다고 상상해보세요. 그것을 버리는 순간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품격있는 시민입니다. 선생님 덕분에 우리 도시는 과거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건강한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들린다면 여러분은 어떤 마음이 들까요?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논산 훈련소 주변이 깨끗해진 이유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자식들의 입소식 날이나 면회 때가 되면 가족과 지인들로 북적이는 그곳에는 어김없이 쓰레기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을 텐데요. 그런데 깨끗해진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그 이유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현수막에 쓰인 글귀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귀하의 자식들이 청소해야 합니다.’

이 글귀를 본 사람들이 길바닥에 쉽게 쓰레기를 버릴 수는 없을 겁니다. 그 쓰레기를 남이 아닌 내 자식이 치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조금만 달리한다면, 풀리지 않는 문제의 해법을 수월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좋은 생각》(2018년 5월호)에 천동설이 지배하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의 혁신적인 사고방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천체를 연구하던 그는 지구를 멈춰 놓고 태양을 아무리 돌려봐도 답이 나오지 않자, 이번에는 태양을 그대로 두고 지구를 돌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답을 얻었습니다. 이것이 지동설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생각해 보는 것, 거꾸로 생각해 보는 것, 때로는 이것이 풀리지 않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순식간에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인간관계 명품의 법칙》(최광선)에 노신사가 앞을 못 보는 걸인과 나눈 대화가 나옵니다.

프랑스 미라보 다리 위에서 앞을 못 보는 걸인이 구걸 중이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인입니다.’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노신사가 그에게 물었다.

“하루 종일 구걸하면 얼마나 되나요?”

“10유로 정도요.”

노신사는 10유로를 준 후, 푯말에 글을 써주었다.

한 달 후, 노신사는 그 걸인을 만났다. 또 물었다.

“하루 종일 구걸하면 얼마나 되나요?”

목소리를 알아들은 걸인은 노신사의 손을 잡고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푯말에 글을 써주신 뒤로는 하루 50유로나 됩니다. 감사합니다. 대체 무슨 글입니까?”

노신사가 읽어주었다.

“봄은 오건만 저는 그 봄을 볼 수가 없습니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람이 구걸하고 있었지만, 그의 과거와 현재는 무척이나 많이 달라졌습니다. ‘앞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기다리던 봄이 와도 저는 그 봄을 볼 수 없다’라고 생각을 바꾸었기 때문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전해드린 세 가지 사례, 즉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이 아니라 오히려 칭찬해 보자’는 생각, 지구를 세워놓고 태양을 돌려봐도 답이 나오지 않자, 태양을 그대로 두고 지구를 돌려보는 유연한 생각, 그리고 걸인의 푯말에 쓰인 글귀에서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에 봉착했을 때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해답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