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란 - "매일 먹는 음식이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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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란 - "매일 먹는 음식이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 이현주
  • 승인 2022.12.09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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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박사의 채식이야기]
(9) 초겨울 추위를 이기게 하는 음식

채식을 하면 추위를 많이 탄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일까? 에스키모인들처럼 추운 극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육식을 하는 이유는 채식 재료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지 채식을 하면 추위를 더 타기 때문은 아니다. 육식을 위주로 하는 이누이트인들의 평균수명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훨씬 짧다. 물론 동물의 체온이 사람보다 높아 육식을 하게 되면 채식을 할 때보다 열을 내는 데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추위를 느끼는 이유는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체온 유지를 방해하는 방식으로 섭취하기 떄문이다.

체온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은 우선 체온을 떨어뜨리는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특히 동절기에는 가능하면 얼음을 넣은 음료나,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음식이나 음료를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밀가루는 성질이 차서 속을 냉하게 하므로,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이라면 자주 먹지 말도록 하자. 특히 커피와 함께 먹는 밀가루 음식이라면 더욱 그렇다. 커피도 몸을 냉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진하게 마시는 에스프레소를 공복에 마시거나, 자주 마시면 위장점막을 자극하여 위염이나 위궤양을 유발하기도 한다.

보통 음 체질인 사람들이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소화 기능이 약하면서 신경이 예민하여 잘 체하고, 성격적으로 소심하여 늘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더욱 추위를 탄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신경을 이완시키면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매일 꾸준하게 루틴으로 먹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백가지 약을 먹는 것보다 중요하다. 특히 동절기에는 음식을 데워 먹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위주로 먹도록 하자. 잎채소는 생으로 먹기 보다 데치거나 쪄서 먹고, 생강, 마늘, 양파 등 성질이 따뜻한 향신료들과 함께 조리하여 찬 성질을 보완하면 좋겠다. 또한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본 드라마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에서

사는 게 뜻대로 풀리지 않아 가슴이 답답하거나, 인생의 전반전을 끝내고 후반전을 어떻게 시작해볼까 고민하는 사람을 만나면 일본의 힐링 영화를 시간 되는 대로 감상해보라고 권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카모메 식당〉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안경〉 〈수영장〉 〈요시노 이발관〉 같은 작품들도 좋고, 섬으로 놀러갔다가 발이 묶인 젊은 청년과 혼자 살아가며 요리를 즐기는 할머니의 로맨틱한 우정을 소재로 한 〈하와이언 레시피 ― 호노카아보이〉도 좋다. 최근 본 일본 드라마 중에서는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이 마음에 들었다. 〈카모메 식당〉과 〈안경〉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고바야시 사토미가 그녀 특유의 힐링 에너지로 드라마 전체를 꽉 채우고 있다.

주인공 아키코는 식당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계기로 출판사를 그만두고, 샌드위치와 수프를 파는 가게를 연다. 요리는 좋아했지만 직업으로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던 그녀는, 다른 사람의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요리와 친절로 그녀다운 일터와 삶을 만들어간다. 그녀가 이웃과 직원, 손님들과 정감을 주고받는 방식은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인다. 가게의 빵과 수프는 먹어보지 않아도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나는 건강한 음식처럼 느껴진다.

하루는 그녀가 외곽에 있는 사찰을 찾아가 스님을 만나 담소를 나눈다. 스님 역시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출가를 꿈꾸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어느 날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그가 사찰을 오랜만에 찾아왔는데, 문득 자신에게 스며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한다. 그게 무엇이었을까? 그는 그 길로 출가하여 그 사찰에서 10년 넘게 주지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님이 담담하게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아름다움도 상대적인 것이다. 나를 부담스럽게 하는 아름다움은 오래가지 못한다. 바라보면 그저 편안해지는 것이 정말 아름다운 것이다.” 스님에게 스며들어왔던 것이 바로 편안함 아니었을까?

어쩌면 우리가 찾는 일상의 평안과 쉬는 기분은 별다른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저 내가 매일 반복하는 일 속에서 편안해지는 것.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과 별 무리 없이 지내는 것. 그리고 매일 먹는 음식들이 내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그래서 하루하루가 별 일 없이 편안한 것이 힐링 그 자체가 아닐는지.

손발이 늘 차서 고생하는 분들이 많은데, 말초까지 순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이라면 하복부에 뜸을 뜨거나 핫팩찜질을 해주고, 족탕, 또는 족욕을 일주일에 2회 정도 꾸준히 해주면 도움이 된다. 50세 이후에는 타고난 건강보다 관리를 잘 하는 건강한 습관이 중요하다.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미리 준비하고 꾸준하게 관리한다면, 어떠한 병도 물러설 것이다.

 

[비건레시피 – 속을 편하게 해주는 초간단 한 끼]

퀴노아 누룽지죽

몸이 냉하고 신경 예민한 분들은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고, 오히려 기운이 더 없다고 호소한다. 소화를 시키는 데 에너지가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떨어질 때는 이렇게 간단히 한 끼를 먹으며 속을 달래보자.

 

[퀴노아누룽지죽]

재료 :

퀴노아가 없다면 생략해도 된다.

현미누룽지 1/2 Cup (100g)

눌린귀리 1 Cup (200g)

퀴노아 1 Ts (1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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