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타인의 정체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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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인의 정체성 찾기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2.12.21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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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환 초대전, ‘관계와 인식 그리고 변화’
21일부터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에서

‘현대인의 표상’을 주제로 나와 타자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해온 이두환 작가가 처음으로 고향 인천에서 개인전을 연다.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 초대전으로 오는 21일터 30일까지 자리를 편다.

“표상은 내면을 의미하므로 형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의 작업은 외적으로 보이는 형상보다 감춰진 내면의 모습을 알려는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대상을 보는 순간 느껴지는 여러 이미지를 가져와서 조합하는 방식입니다.” 결과 동물 이미지일 수도 있고 중절모, 넥타이, 목걸이가 등장하기도 한다.

내면의 모습에 집중한 동기는 고향을 떠나 광주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 관계를 맺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는 데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주변을 관찰하는 데 집중하게 됐죠. 겪어보니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보고 듣고 느꼈던 것에 대한 고민을 자화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관계맺음을 통해 나 자신을 인식하는 과정은 결국 타자를 통한 자신에 대한 사유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림에 등장하는 중절모는 작가 스스로를 표현한 이미지다. “마술사도 그렇고 중절모는 뭔가를 감추고 있잖아요. 내성적인 제 성격과 닮았습니다.”

중절모를 사이에 두고 한켠은 물총이, 다른 한켠에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아주 사소한 물총으로 중절모에 쏘면 다른 쪽에서 꽃을 비롯해 비둘기 등 여러 이미지가 쏟아져 나옵니다. 살면서 어떤 충격이 가해지는 순간 내속에 있는 이미지가 한꺼번에 표출된다는 의미입니다.”

또는 작은 중절모를 쓴 토기를 중심으로 꽃, 별, 새 등 이미지가 배회한다. “가운데 동물모양은 대상의 겉모습입니다. 주위에 떠 있는 이미지들은 내면을 표현한 그림입니다.”

 

shoot, 390×130cm, 장지에 채색혼합
shoot, 390×130cm, 장지에 채색혼합
artist 01 artist 01, 70×60cm, 아크릴커팅 위에 채색
artist 01 artist 01, 70×60cm, 아크릴커팅 위에 채색

작업방식을 묻자 안료를 교차해 칠하는 방식으로 두께감을 만들어간다고 답한다. “한국화를 전공했고 수묵에서 시작, 채색으로 넘어왔습니다. 안료로 아교를 많이 씁니다. 텁텁한 물맛을 살리고 싶어요.”

자개 가루(폐분)를 안료에 섞으면 뭉쳐지는 느낌이 만들어지고 이어서 두께감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전시 타이틀이 ‘관계와 인식 그리고 변화’다. “타인을 통해 비춰지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작업이 하나고, 나 자신에게 비춰지는 타인의 내면을 표현하는 작업이 또하나 입니다. 결국 나는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관람객들과 공감하고 싶습니다.”

오프닝 겸 작가와의 대화는 24일 오후 4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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