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실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흥국생명 6연승 눈앞에서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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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실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흥국생명 6연승 눈앞에서 좌절
  • 최림 객원기자
  • 승인 2022.12.22 10: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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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레나 5세트 고비에서 범실로 승리 내줘...30점 활약 빛바래
오는 24일(토) IBK기업은행 상대로 분위기 전환용 승리 필요
19시에 시작한 경기가 21시 19분에 끝났지만 관중들은 경기가 끝나는 시간까지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지난 20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 마지막 전광판의 모습에서 홈 팬들의 마음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사진=인천in)
19시에 시작한 경기가 21시 19분에 끝났지만 관중들은 경기가 끝나는 시간까지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지난 20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 마지막 전광판의 모습에서 홈 팬들의 마음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사진=인천in)

거대한 댐도 바늘이 통과할 만큼 작은 구멍으로 무너질 수 있다고 한다.

작은 틈은 언제나 큰 희생을 요구한다. 스포츠 세계에서 틈은 범실이고, 범실은 팀이나 개인이 무너질 수 있는 틈이다. 그건 배구도 예외 없다.

배구에서의 범실은 네트 터치, 포지션 폴트, 센터 라인 침범, 서브 범실, 더블 컨택, 오버네트, 캐치, 어택 라인 침범 등 다양하다. 이런 범실을 저지르면 상대에게 득점을 헌납하게 된다.

경기 중 없어야 하는 게 범실이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다. 누구나 범할 수 있는 실수인 범실은 그러나 누가, 언제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의 주포가 중요한 순간 범하는 범실은 자신에게도, 팀에도 치명적이다.

 

지난 20()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경기 막판 범실 관리 실패로 연승을 이어갈 기회를 놓쳤다. 1세트 듀스(25:27) 끝에 패하고 2세트마저 18:25로 내줘 완패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팀 패배 앞에서 김연경이 가만 있지 않았다. 김연경은 무려 84.62%의 성공률로 코트를 휘저으며 11점을 올리고 3세트(25:14)를 가져오는 데 일등 공신이 . 11점은 시즌 한 세트 개인 최다 득점. 기세를 몰아 4세트도 25:18로 비교적 쉽게 따내며 세트 마진을 0으로 만들었다. 세트 스코어 2대2. 이날 체육관을 찾은 2,822명의 관중은 조심스레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흥국생명의 대역전극을 예상했다. 5세트 초반 흥국생명이 2:1로 앞서 나갈 때까지만 해도 승기는 홈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여기서 묘한 기운이 코트를 감싸기 시작했다. 상대 공격을 김다은이 어렵게 막아낸 뒤 올라 온 공을 옐레나가 어정쩡하게 네트를 넘겼다. 그러나 이 공격은 상대에게 블로킹을 당하고 말았다. 범실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옐레나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연경과 국생명
김연경과 함께 흥국생명 공격을 이끌고 있는 옐레나. 이날 30점의 높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5세트의 잇단 범실로 끝내 고개를 떨궈야 했다.(사진=흥국생명 배구단 제공)

결과적으로 상대에게 동점을 허용한 옐레나의 이 플레이는 스스로를 무너뜨린 순간이 됐다. 그리고 승부를 가르는 틈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상대인 모마의 연속 서브 득점이 나와 2:4로 뒤집혔고, 김연경의 득점으로 3:4로 따라붙나 싶었지만 이번에는 옐레나가 서브 범실로 상대에게 추가점을 내줬다. 또 따라가나 싶었던 4:6에서는 다시 한번 옐레나가 어이없게 어택 라인 침범(후위 공격자 범실)을 범해 상대에게 3점차 리드를 안겼다. 15점 득점하면 세트가 끝나는 5세트에서 3점 차는 부담스러운 점수 차.

이 상황에서 김연경의 더블 컨택 범실이 나왔다. 범실은 김연경에게 기록됐지만 이 장면 역시 옐레나의 실책. 연결을 위해 뜬 공 밑에서 토스를 준비하던 김연경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며 결과적으로 김연경이 실책하도록 만든 이유가 된 것. 4:8이 된 뒤로는 상대에게 속절없이 무너지며 4:11까지 밀렸다. 여기서 3연속 득점으로 7:11까지 추격했으나 거기까지였다. 10:12로 쫓아가기도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결국 10:155세트 패배. 6연승 길목에서 GS칼텍스를 만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5세트 초반 공격시 작은 판단 착오 때문에 멘탈이 흔들린 옐레나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잇단 범실을 범해 패배를 당한 것.

물론 1, 2세트를 내주고 연속 두 세트를 따낸 선수들의 투혼은 칭찬 받아 마땅하고 많은 득점으로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옐레나에게 손뼉을 쳐주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더 강팀이 되기 위해선 범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준 경기였다. 벤치에선 특히 결정적인 순간 선수들을 다독이거나 과감히 교체하며 디테일하게 심리적 안정을 꾀하게 하는 모습도 필요해 보인다.

작은 틈을 메워야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작은 범실도 줄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한 흥국생명은 승점 1점에 그쳤다. 이날 경기에서 팀 주포 옐레나는 30(성공률 46.77%), 김연경은 29(성공률 68.29%)을 올렸다. 지난 경기 20점을 올렸던 이주아는 14(성공률 47.37%)으로 체면치레했다. 3의 공격수가 돼 주어야 할 김다은(7, 성공률 20%)과 김미연(1, 성공률 20%)의 활약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한편 연승 행진이 끝난 흥국생명은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는 24() IBK기업은행을 삼산월드체육관으로 불러드려 다시 한번 연승의 시작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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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호 2022-12-22 12:04:28
엘레나 김연경 이주아 밖에 안 보이네요 세터 영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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