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로 뜬 청라호수공원... 관광자원 방치하는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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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로 뜬 청라호수공원... 관광자원 방치하는 인천시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3.01.1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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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세트장 바둑판 하나만 덩그러니 방치
안내판·포토존 없고 콘텐츠 활용 계획도 전무
인천경제청 “파트2 방영 이후 활용 여부 결정"
인천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 내 '더 글로리' 바둑판 조형물이 출입금지 띠로 둘러쳐져 있다. 사진=인천in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주요 촬영지인 인천 청라호수공원 세트장이 계획 없이 방치되고 있어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오후 찾은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 이곳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청라루 옆에는 바둑판 형상을 띤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세트 중 한 곳이다.

치밀하고 은밀한 복수극을 바둑에 비유한 더 글로리는 바둑을 중요한 메타포(은유)로 활용하는 드라마다.

극중에서 바둑판 형상의 광장이 만남의 장소로 여러 번 등장하는데 청라 호수공원도 이 중 한 곳이다. 현재 더 글로리의 성지로 불리며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는 258㎡ 크기의 바둑판 두 개와 대형 바둑돌 등 조형물을 설치해 공원 세트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곳은 드라마의 여운을 느끼게하기는 커녕 출입금지 띠만 두른 바둑판 조형물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지난해 9월 촬영이 끝난 뒤 바둑판 한 개와 대형 바둑돌, 조명시설 등 주요 조형물이 대부분 철거돼 삭막함을 더하는 모습이다.

남은 세트에도 공사 기간과 내용을 알 수 없는 ‘보수중’과 ‘작업중’이라는 알림만 쓰여있다. 드라마 촬영지를 알리는 안내판과 기념사진을 남기는 포토존도 없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 내 '더 글로리' 바둑판 조형물. 출입금지 띠만 둘러쳐진채 방치되고 있다. 사진=인천in

관광 활성화가 될 만한 콘텐츠가 전무하다 보니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외면받는 상황이다.

청라에 거주하는 한 시민(51)은 “이곳이 촬영지인 것도 몰랐다”며 “뭔가 바둑판만 덩그러니 있어 황량하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촬영 세트장이 관광지로 활용되지 못하고 흉물로 남는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촬영 세트장이 있는 중구 무의도는 드라마가 종영한 지 20년이 넘으면서 사실상 존재 가치를 잃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명성을 크게 얻은 송도 석산도 2016년 안전 문제로 폐쇄됐고 찾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향후 콘텐츠 활용 측면을 고려해 일부 세트를 남겨둔 상태“라며 “오는 3월 공개될 파트2 방영 이후 추이를 지켜본 뒤 가치가 있으면 존치해 활용하고, 필요가 없다면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공개한 더글로리 파트1(8화)은 12일 만에 넷플릭스 TV 부문(비영어) ‘글로벌 TOP10’ 1위에 올랐다. 파트2(16화)는 오는 3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

 

'더 글로리'에서 일명 바둑공원으로 등장하는 청라호수공원.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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