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백년골, 4대가 사는 집 - 설날에 방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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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백년골, 4대가 사는 집 - 설날에 방문하다
  • 김정형 객원기자
  • 승인 2023.01.2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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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골 주택가 서원철씨 가족의 설날 풍경

영종도 백년산 아래 백년골에는 사진 작가들이 주택 사진을 찍으러 종종 들르는 동네가 있다. 그 중 한 곳,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1호' 간판이 붙어있는 집주인 서원철씨 가족의 설명절을 찾아나섰다.

사랑으로 향기 나는 서가네
사랑으로 향기 나는 서가네

2층 집인데 건축이 예술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예쁜 소나무들과 작은 연못에 물레방아가 있다. 집 앞에 있는 2인용 그네에 앉으면 백년산의 새소리가 조용히 들려온다.

집주인 서원철씨는 아름다운 집 가꾸기를 취미생활로 하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소나무 가꾸기는 전문인의 경지에 도달하여 이 동네의 나무들을 관리할 정도의 실력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의 집은 밤이면 크리스마스 트리 라이트를 1년 내내 켜놓고 지낸다.

그리고, 이 집에서는 요즘 보기 드물게 4대가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

백년 골 4대가 함께 사는 집주인 서원철씨
4대가 함께 사는 백년골 집주인 서원철씨

86세의 노모를 모시고 사는 서씨 집에는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까지 4대가 함께 살고 있다.

서원철씨의 말을 들어보았다.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요즘 전체적으로 나라가 힘들어 걱정도 되지만 잘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우리 집은 4대가 사는 집으로 잘 지내고 있는데, 요즘 세태가 핵가족의 형태가 보통이다 보니 우리 집이 특이한 집처럼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의 바램은 3대 또는 4대가 함께 사는 사람이 많아서 화목한 가정이 많아지고, 나라가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많은 식구가 어울려 사는 것이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오히려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주택의 대문을 들어서자 시끌벅적하니 아이들과 식구들의 소리가 들린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이들 소리, 그리고 사람 사는 집의 소란스러움이 집안의 행복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설 전날, 온 가족이 함께 한 '전 만들기'
설 전날, 온 가족이 함께 한 '전 만들기'

어제는 설날을 위한 식사 준비를 하느라 가족들이 모두 전을 부치고 있었는데, 오늘은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은 쇼파에서 놀이를 하고 있다. 이 집안의 최고 어른, 아이들의 증조할머니는 아이들과 함께 앉아 계신다.

할머니와 증 손자, 증손녀
할머니와 증 손자, 증손녀

4대가 함께 사는 이 집안의 가장 큰 어르신인 윤행임 증조할머님께 안부를 여쭈었다. - "다복한 집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올해 소망은 집안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신다.

팔십대이지만 어제도 전을 함께 부치고 오늘도 아이들과 앉아서 오늘의 행사를 총 지휘하는 정정함을 보여주는 그 자체가 집안의 평온이고 행복이다.

설날이면 보통 한국의 가정에서는 차례를 지내지만, 이 집은 독실한 기독교 가정이어서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모든 가족의 구성원이 성경책과 찬송가를 앞에 놓고 동그랗게 앉았다. 증조할머니가 아닌 할머니의 지휘로 찬송가를 펴고 노래를 한다. 할아버지가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신년 예배를 가족과 함께 마치고 설 세배를 시작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신년 예배
가족과 함께하는 신년 예배

순서에 의해 먼저 증조할머니께 올리는 절을 하고 다음은 할아버지 할머니께 절을 한다. 덕담과 웃음 속에 세배 행사가 진행된다.

할아버지가 후하게 베푸는 세배 돈을 아이들이 받아 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주머니 속에 넣는다. 다음 차례로 아이들이 부모에게 절을 하고 1년에 한 번 하는 세배 행사가 끝난다.

곧이어 준비한 식사가 차려진다.

떡과 만두, 도토리묵, 전과 불고기 등의 맛 난 음식을 챙겨 먹는다. 대가족이 모여서 하는 식사가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늘상 4대가 함께하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식사와 이야기 나눔이겠지만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일상적으로 대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고 생활을 해서 그런지 이 집의 어린이 3명은 누구보다도 활발하다. 인사성과 바른 예의로 동네 사람들의 칭찬도 자자하다

설날 인사를 온 이웃 가족과 함께
설날 인사를 온 이웃 가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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