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연 관객층 맞춘 기획으로 갑니다”
상태바
“모든 공연 관객층 맞춘 기획으로 갑니다”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3.02.21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지대 사람들] 조화현 i–신포니에타 단장

연간 공연 100회 상회…“공연 잘하는 단체” 소문
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 특화

“관객 친화적인 무대를 자부합니다. 클래식 마니아는 물론이고 청소년부터 시니어까지 연령층을 망라한 관객 맞춤형 공연이 가능합니다. i–신포니에타 공연을 마주하는 이는 좋은 기억을 하나 간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인천의 클래식 전문연주단체 i–신포니에타를 이끌고 있는 조화현 단장이 공연에 대한 자심감을 전한다.

자신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i–신포니에타가 그동안 올린 공연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해마다 펼친 무대가 무려 100 여회에 달한다. 웬만한 연주단체로서는 양적으로 해낼 수 없는 횟수다. 더 놀라운 것은 연주회마다 내용이 같은 무대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무대마다 ‘진심’이 가득하다. 그 결과 참여하는 관객의 반응은 한없이 뜨겁다.

한 예를 들자면 올들어 부평구문화재단이 ‘즐겁고 신명나는 음악동네 만들기’ 콘서트를 꾸며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이에 2월 9일부터 3월 8일까지 이어지는 4차례 공연을 제각각의 레퍼토리로 꾸몄다. 그 이유에 대해 조 단장은 “초대하는 관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선호하는 무대를 만들려면 색깔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i–신포니에타의 특화 무대를 꼽자면 단연 청소년을 초대하는 공연이다. 그 연원은 20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가족이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들자 해서 자녀가 유아라도 함께 공연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관객으로 온 아기들을 맞으면서 학교 공연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죠.”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학교를 찾아가는 학교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교과서야 사랑해’를 시작했다. ‘이해가 빠른 클래식 이야기’, ‘음악으로 얘기하자’, ‘얘들아~ 음악은 재미있는 거래’, ‘툭터놓고 톡하자’가 그렇게 만들어진 공연들이다.

“고교 졸업전 클래식 공연 한편 못보는 학생들이 많잖아요. 고3생을 우선 순위로 두고 열심히 다녔죠. 창의체험학습 일환으로 학교에서 초청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갔습니다.”

한번 공연을 의뢰한 교사들이 다시 부르는 사례가 많아졌다. i–신포니에타에게는 ‘믿고 맡기면 된다’ 믿음이 만들어진 것이다.

 

매번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창단 12년을 넘어설 무렵인 지난 2016년엔 문화예술기금사업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공공기관 상주단체 신청에서도 낙방했다.

“단체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으로 공연을 해야하는 데 앞이 막막했어요. 마침 인천지역 교장들이 참여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공연 요청을 받았습니다. 당시 갈비뼈 골절을 입은 상황이었음에도 진통제를 맞고 무대에 섰습니다. 각 학교에 i–신포니에타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서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학교마다 공연신청이 쇄도했다.

코로나19로 닥친 공연예술계 한파는 이들 단체에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하루아침에 공연이 딱 끊겼어요. 예정된 공연도 줄줄이 취소됐죠. 제가 명색이 단장이잖아요. 방법을 모색했죠.”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기 전 작업실로 마련한 전남 여수 율촌면 ‘난화마을’에서 시골집 음악회를 열기 시작했다. 단원들을 삼삼오오 불러 마을사람을 초대하는 무대로 꾸몄다.

“연주를 하고 싶은 단원들이잖아요. 무대를 이어가자 어느새 마을 사람들이 팬이 돼주셨습니다.”

i–신포니에타는 올해로 창단 18년을 맞았다. 연주자 8명에서 출발, 현재 정단원이 그를 포함해 9명, 객원연주자가 2명이다. 외형적으로는 얼핏 비슷해보여도 그 세월만큼 팀의 연륜이 더해졌다.

“몇십년동안 음악공부를 한, 나름대로 경력을 쌓고 있는 연주자들이었죠. 우리 이름을 건 음악회를 해보자고 뜻을 모았어요. 세계적인 명성의 이탈리아 ‘이 무지치’(I MUSICI) 같은 실내악단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2004년 4월 무렵이다. 그래서 팀이름을 ‘에이프릴 현악앙상블’로 지었다. 몇 개월 후 연수구청 공연장에서 올린 창단 무대에서는 450석 객석이 가득 찼다. 1년 후 단체명을 i –신포니에타로 바꾸고 다시 한번 창단공연을 한다.

팀이름을 알린 기획무대는 2006년 인천시립박물관 재개관을 기념해 인천문화재단 기금을 지원받아 올린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이었다.

“기획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박물관에서 공연은 처음 있는 일이었죠. 무료 공연으로 가되, 예매를 받았는데 티켓을 사려는 줄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이 때 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단원들도 일부 교체됐다. 영국왕립음악원 출신, 독일 오케스트라 수석 출신 등 해외파도 합류했다.

“물론 오랫동안 함께헤온 단원들이 있죠. 수많은 무대에 오르면서 호흡을 맞춘 이들입니다. 현장에서 예정에 없던 음악을 관객들이 원할 때가 있어요. 그 때도 순간순간 연주가 가능할 만큼 실력자들입니다.”

올해도 공연은 계속된다. 초청무대에 집중하는 한편, 작은 공간에서의 기획공연을 고민 중이라고 말한다.

“개항장 작은갤러리와 협업으로 기획공연을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우리 팀의 장점이 이젠 자생력이 생겼고, 공연을 잘한다는 소문이 난 데다, 실력있는 단원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시작을 하면 지역문화 확산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 까 합니다.” 또 다른 공연기획을 시작하는 조 단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