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시]
허회숙 / 전 인일여고 교장
허회숙 / 전 인일여고 교장
박영신 교수님의 정년을 축하드리며 !
- 당신과 함께 그대로 가겠습니다
12호 박사 제자 허회숙 드림
2004년 5월, 어느 화창한 봄날
인하대 교수회관 식당에서 처음 만난 박영신 교수님
당신은 한 송이 모란꽃이었습니다.
학문 탐구와 제자 사랑의 농밀하고 성숙한 아름다움이
당신의 영혼과 육신을 환히 빛나게 해 주었습니다.
18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까지
늘 고개 숙이고도 높았던 당신의 모습이
물같이 부드러우면서도 칼같이 예리하신 당신의 성정이
모르는 결에 향기로운 과즙처럼 저에게 스며들어
앎을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인생의 후반부에 당신을 만난 후
입으로만 효행을 말해오고
작은 좌절에도 주저앉으려 했던 자신이 부끄러워
소스라치며 다시 일어섰습니다.
고비마다 당신의 고집과 열정이 저를 붙들어 주었고
자신을 잃고 우울의 늪에 빠질 때마다
당신의 넉넉한 그늘이 저를 쉬게 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10년 강산을 세 개나 넘으며
학문연구와 제자 사랑의 외길을 걸어
튼실하고 옹골찬 열매를 맺어 오셨습니다.
머지않아 봄이 오겠지요
당신이 전해주신 이 희망의 씨앗을 다시 뿌리고
함께 그대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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