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 극단 선택에... 인천시, 상반기 중 피해자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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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극단 선택에... 인천시, 상반기 중 피해자 전수조사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3.03.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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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군구에 전담부서 지정
6일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전세사기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전세사기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에서 전세 사기를 당한 30대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면서 지자체가 전수조사에 나선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군·구 10곳에 전세 사기 전담부서를 지정하고 올 상반기까지 실태조사를 벌인다.

실태조사는 임대인이 소유 중인 건축물 등기부 등본을 열람한 뒤 임대차 신고서를 확인해 경매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시는 이를 통해 전세 사기 등 피해를 입은 임차인을 찾아 전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할 방침이다.

인천에서는 최근 전세 사기가 빗발친 미추홀구 이외에는 정확한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부평구와 남동구, 서구 등에서도 전세 사기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추홀구는 자체 조사 결과 전세 사기 피해 가구를 경매가 진행 중인 사례만 파악해 1,235건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위원회’는 지난 1월 기준 아직 경매에 들어가지 않은 사례 등을 포함해 피해 가구가 3,107가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세 사기 피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미추홀구 전세 사기는 대다수가 ‘건축왕’으로 불린 건축업자 A(62)씨 일당과 관련된 사례다.

A씨 등은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에 소유한 주택 중 163채가 경매에 넘어갈 것을 예상하고도 전세 계약을 맺어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 약 12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8월 전담팀을 구성한 후 현재까지 일당 59명을 붙잡아 핵심 관계자 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는 진행되고 있지만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상처는 여전하다.

지난 6일 오후에는 미추홀구 서울지하철 1호선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 사기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B(38)씨의 추모제가 열렸다.

피해대책위는 이날 '미추홀구 전세사기 주범·공범을 구속하라'는 피켓을 들고 사기범들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B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5시 4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12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최근 구속된 건축왕으로부터 보증금 7,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다.

A씨는 아직 주택이 경매에 매각되지 않아 긴급거처나 저리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없었고, 일정 금액의 최우선변제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소액 임차인에도 속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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