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예술감독으로 위촉····6월 공식 출근 예정
보편성·질적 수준 담보한 극으로 극단 품격 높이는 데 역점
인천시립극단 새로운 수장이 드디어 정해졌다. 지난 2021년 11월 강량원 예술감독이 임기를 마치며 자리를 비운지 1년 4개월만이다.
지난 17일 임명장을 받은 이성열 신임 예술감독은 앞으로 삼임연출을 겸하면서 인천시립극단을 이끌게 됐다.
“연출가로서 해보고 싶은 극, 목적이 있는 극보다는 공공극장으로서 철저히 시민들 입장에서 보고 즐길 수 있는, 그래서 다른 이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29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시립극단 사무실에서 만난 이 예술감독은 ‘시립극단다운’ 작품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극단과 하고자하는 작품 구상은 이미 머릿속에 가득하다. 구체적인 작품명을 특정하는 차원이 아닌 방향성에 대한 설정이다.
“연극은 모두가 즐겁게 먹을 수 있는 빵, 혹은 밥과 같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좋은 쌀과 재료로 명품빵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부연하자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보편성, 그리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질적 수준을 담보하고 싶다는 거죠. 즉 시민들을 위해 시립극단의 품격을 높이고 싶습니다.”
앞서 극단 단원들과 한차례 호흡을 맞췄던 이 감독이다. 지난 2021년 11월 올렸던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 객원연출로 그의 색을 입혔다. 당시 단원들의 재능과 열정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인톱 체호프 작품에 관심이 많은 데다 ‘갈매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인천시립극단을 만나게 됐습니다. 작품을 하면서 개개인별 재능을 가진 배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게다가 열정도 넘쳤어요.” 작품이 끝났을 땐 배우들과의 좋은 호흡이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고 전한다.
아쉬운 점으로는 상대적으로 젊은 단원이 적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 8년동안 신입단원 충원이 안됐다고 하더군요. 연령비가 기울어진 셈이죠. 다행히 단원을 모집한다는 계획을 들었습니다.” 희망을 걸고 있는 신임 감독이다.
시립·도립 극단중 가장 연륜이 깊은 인천인만큼 그에 걸맞는 작품으로 성과를 내고 싶다고 속마음을 꺼낸다. “되풀이해서 말씀드리지만 능력과 열정에 부족함이 없는 단원들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극단이 되려고 합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가 8대 예술감독으로 실제 임기를 시작하기까지는 두달 여의 텀이 있다. 공식 출근은 6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인천에서 임명을 받기전 국립창극단과 공연을 올리기로 한 작품이 있습니다. 양쪽에 피해를 주면 안될 것 같아서 양해를 구하고 극단 출근을 6월로 조금 연기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달 초부터 단원들과 면담을 하면서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이 감독이다.
마무리는 극단에 대한 시민들에게 전하는 바람으로 맺는다. “누구에게나 친근한 시립극단이었으면 합니다, 가깝고 만만한 극단, 그래서 언제든지 응원과 질책을 함께 줄 수 있는 극단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