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둥글게 해줄까, 각지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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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둥글게 해줄까, 각지게 해줄까?
  • 최원영
  • 승인 2023.04.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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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98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나 너무나 지루해서 무력감에 빠져 있을 때면 ‘뭐 좀 재미있는 일은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누구나 삶이 즐겁기만을 바랄 겁니다. 그래서 자신을 고통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고 믿는 대상이나 상황을 원망하곤 합니다. 그러나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내 삶을 놀이처럼 즐겨왔는가? 아니면 고통스러운 삶에 짓눌려 살아왔을까?’라고요.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리는 그렇게 살게 된 것은 순전히 내가 선택하고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늘 고통스러운 삶에 짓눌려 사는 사람은 남 탓을 하며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찬 삶을 살기 쉽습니다. 그러나 삶을 즐기며 사는 사람은 남 탓을 하지 않습니다. 늘 자신을 탓하며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고쳐나가고, 불편한 상황에 익숙해지기 위해 스스로를 바꾸어나가는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태도는 스스로를 나날이 성숙하고 성장하게 만듭니다. 고통이 결국 스승이 되어 준다는 이치를 알기 때문에 고통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삶을 놀이처럼 즐겁게 살겠다고 나 스스로가 선택해야만 합니다. 어떤 삶과 마주하더라도 회피하지 말고 즐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선택한 그 길을 나만의 정답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세상이 정해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내가 살아 있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목사님의 설교 자료집에서 미국의 제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의 소년 시절 일화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레이건은 소년 시절에 자신이 깨달은 것을 훗날 대통령이 되어서도 자신의 인격으로 체화시켰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어느 날 소년 레이건은 새 구두를 맞춰주겠다는 숙모님을 따라 기쁜 마음으로 구둣방에 갔습니다. 구두 수선공 아저씨는 레이건의 발 치수를 잰 뒤 물었습니다.

“얘야, 구두 끝을 둥글게 해 줄까? 아니면 각이 지게 해줄까?”

그러나 레이건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어떤 모양이 더 멋있을까를 생각하며 망설이고 있는 그에게 아저씨는 잘 생각해 보고,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며칠 뒤 레이건은 길에서 우연히 수선공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넨 아저씨는 구두 모양을 결정했느냐고 물었지만, 아직도 어느 쪽이 좋은지 결정하지 못한 레이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두 가지 모양이 모두 멋질 것 같아서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어요.”

그러자 아저씨는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정 그렇다면 일주일 후에 구두를 찾으러 오너라. 내가 알아서 만들어놓을 테니.”

그 말에 레이건은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솜씨 좋은 아저씨니까 자신의 구두를 멋지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일주일 뒤 구두를 찾으러 간 레이건은 구두를 보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한 짝은 각이 졌고, 다른 한 짝은 둥글게 만들어진 짝짝이 구두였던 것입니다. 몹시 당황해하는 레이건에게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너는 이 일을 통해서 네 일을 다른 사람이 대신해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을 거야. 이처럼 네가 스스로 내리는 결정이야말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단다.”

그 뒤 레이건은 이 일을 항상 머릿속에 넣어두었고, 가끔 사람들에게 그 얘기를 들려주면서 이런 말을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는 바로 그때 그곳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엉뚱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결정해야 합니다.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니까요. 이왕이면 즐겁게 사는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한 번뿐인 삶이니까 당연히 그래야겠지요. 그러려면 다짐해야 합니다. 어떤 상황을 마주해도 나는 놀이처럼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상황이 즐겁게 되도록 나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말겠다는 다짐이 우리의 삶을 더욱 열정적으로 살게 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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