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개똥은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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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개똥은 어떻게 변할까?
  • 인천in
  • 승인 2023.04.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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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101화

 

길을 걸어가다가 ‘개똥’을 마주하면 불쾌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개똥 같은 이런 일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얼굴을 찡그리고 화를 내면서 상대를 원망하는 대신에 그 개똥을 보물로 바꿀 수 있는 다른 태도는 없을까요?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아잔 브라흐마)에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습니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의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왕이 사냥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그래서 사냥을 나갈 때면 늘 수행 의사와 동행했다. 의사가 왕의 상처에 붕대를 감고 있을 때 왕이 물었다.

“아무 일 없겠는가?”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습니까?”

사냥을 계속했다.

궁에 돌아와서 상처가 덧나자 의사를 다시 불렀다. 소독하고 연고를 바른 뒤 붕대를 감았다.

“확실히 괜찮겠는가?”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습니까?”

왕은 불안해했다. 며칠 만에 더 곪아진 손가락을 잘라야만 했다. 무능한 의사 때문에 화난 왕은 의사를 감옥으로 보냈다.

“감옥에 갇히니까 기분이 어떠냐, 이 돌팔이야!”

“감옥에 갇힌 게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습니까?”

몇 주 후, 상처가 아물자 왕은 다시 사냥을 나갔다. 일행으로부터 멀어져 혼자 숲속에서 길을 잃었다. 마침 식인종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왕이 체포됐다. 신에게 바칠 제물 구하려던 참이라 왕을 나무에 묶더니 주문을 외우며 춤추기 시작했다. 칼로 왕의 목을 치려다가 소리쳤다.

“이 사람은 손가락이 아홉 개밖에 없다. 신께 바칠 제물로는 불경스럽다. 풀어줘라.”

풀려나 왕궁으로 돌아온 왕은 그 지혜로운 의사에게 말했다.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겠냐고 실없는 소리를 할 때는 멍청이라고 여겼는데, 그대가 옳았네. 손가락을 잃어버린 게 좋았던 거야. 하지만 그대를 감옥에 가둔 건 내가 나빴던 거야. 미안해.”

그때 의사가 말했다.

“폐하, 무슨 말씀을요. 제가 갇힌 게 나쁘다니요? 아주 좋은 일이었습니다. 갇히지 않았다면 폐하를 따라 사냥을 갔을 테고, 제가 잡혔다면 제물이 되었을 겁니다. 저는 열 손가락을 다 갖고 있으니까요.”

긍정적인 태도란 이 의사의 태도처럼 주어진 상황을 원망과 분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마주하면서,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저자는 이런 말로 우리를 위로해줍니다.

“개똥을 밟게 되면 언짢아할 게 아니라, 신발에서 긁어내면 돼. 그러나 당장 긁어내지 않고 집으로 갈 수도 있어. 집 정원에 있는 사과나무 아래에서 긁어도 돼. 그럼 내년엔 사과가 더 많이 열리고 더 달 거야. 하지만 한입 베어먹을 때 사실 그대가 먹고 있는 것이 개똥임을 알아야 해.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도 그 어려움은 개똥을 밟은 것과 같아. 화내거나 비통해하거나 우울해하지 말고 집에 가서 가슴에 묻어. 얼마 안 가서 그대는 더 현명하고 더 자애로워질 거야. 하지만 그 현명한 지혜와 자애로운 사랑이 뭔지 기억해야 해. 바로 인생의 개똥이 변한 거니까.”

어떤 상황이라도 내가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상황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오히려 사과나무를 더 맛있게 열리게 하는 거름이 되어줄 겁니다.

사업에 실패했다거나, 실연을 당했다거나, 비웃음과 비난을 받았을 때가 바로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밟아야만 했던 ‘개똥’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개똥이 시간이 지나면 맛있는 사과를 열리게 한다는 이 이야기 속 의사의 가르침을 가슴속에 담아두면 좋겠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긍정적인 태도란, 내가 지금 살아 있다는 것에, 즉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해야만 하는 일에 아름다운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부여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미소와 응원, 그리고 행복과 보람이라는 선물을 기꺼이 보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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