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승객 안전 외면하고 일방 구조조정 후 운영 중단하려는 속셈"
휴업에 들어간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결국 도시철도에서 폐지되고 궤도열차로 전환하는 수순을 밟는다.
인천시는 18일 ‘도시관리계획(도시계획시설:철도) 변경 결정(안) 공고·열람’을 냈다.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를 도시철도에서 폐지하고 궤도를 신설하는 내용의 변경 결정(안)에 대해 주민 의견을 듣는 법적 절차다.
자기부상열차의 본선 및 정거장(연장 6,371m, 면적 8만5,754㎡)과 차량기지(연장 700m, 면적 3만9,902㎡)를 도시철도에서 폐지하는 사유는 ‘자기부상철도의 부품 수급 문제에 따른 운행 가능기간 한계에 따라 궤도로 전환하여 탄력적·효율적 운행 도모’로 명시했다.
도시철도인 자기부상열차를 궤도로 신설하는 사유는 ‘지역주민에게 교통편의 기능을 최대한 지속 제공하고 대중교통 기능을 유지하면서 열차서비스(관광·체험 등) 개발로 다양한 이용수요 창출 및 운영비 호율화 도모’라고 적었다.
열람장소는 인천시 도시관리과(032-440-1722)와 인천시 중구 도시계획과(032-760-7517)이며 의견이 있을 경우 의견서를 작성해 열람장소에 제출하면 된다.
인천국제공항의 한국형 자기부상철도는 기술개발비 800억원과 건설비 3,150억원(인천시 190억7,300만원 분담)을 투입해 2016년 2월 1단계 구간(인천공항1터미널~용유역 간 6.1㎞, 6개 역)을 개통했으나 이후 2~3단계 사업은 사실상 폐기된 상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상대로 자기부상열차를 무료 운행해 왔으나 운영비 부담을 들어 ‘도시철도’에서 폐지하고 차량 중정비, 기관사·관제사 등 자격증을 가진 운영인력이 필요 없는 ‘궤도’로의 전환을 시도하면서 노조(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공사는 지난해 3월 4일 인천시에 ‘도시철도 폐업’을 신청했으나 반려되자 6월 15일 휴업신고서를 제출하고 시가 수리함으로써 7월 14일부터 연말까지 휴업에 들어갔고 휴업기간이 2024년 7월 31일로 연장된 상태다.
노조 측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기부상열차를 ‘도시철도’에서 ‘궤도’로 전환해 일방적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최종적으로는 운영을 중단하려는 속셈으로 폐업을 추진했으나 무산되자 휴업을 들고 나왔다”며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불법인 차량 중정비 미실시로 인한 예비열차 부재를 휴업의 이유로 들었고 인천시가 무책임하게 이를 수리했는데 예비열차가 없으면 휴업해야 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노조는 특히 “‘도시철도’를 ‘궤도’로 전환하면 차량 중정비, 전문인력이 필요 없어지면서 승객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도시철도인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철도안전법’에 따라 3년 주기로 중정비를 받아야 하지만 공사 측이 불법으로 규정을 어겨 열차 4개 편성(1편성 차량 2대) 모두 운행할 수 없는 상태다.
뒤늦게 지난해 10월 인천공항공사와 열차 납품사인 현대로템이 체결한 자기부상열차 중정비 용역계약을 보면 10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3년 12월~2024년 9월 중정비가 끝난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를 ‘도시철도’에서 ‘궤도’로 전환하는 문제는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궤도로 전환하더라도 운행 재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