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연극 동아리 '인하극예술연구회'(이하 인하극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동문 연극 '혈맥'(1948년)을 무대에 선보인다.
6월 7일(수)부터 10일(토)까지 나흘 간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막을 올린다.(평일 저녁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혈맥'은 극작가 김영수(1911~1977)의 마지막 희곡으로 1947년 이른 여름 서울 성북동 어느 산비탈 아래 방공호에서 일어나는 사흘 동안의 이야기를 그렸다.
작가는 좌우로 나뉘어 극명히 대립한 해방공간 속, 이념이 아닌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극빈층에 눈을 돌려 그들의 목소리를 처절하리만치 생생하게 담아냈다.
한국 근현대를 관통하는 사실주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혈맥'을 두고 일각에서 광복 직후의 세태를 표현하는 데 주력했으나 삶의 진실을 그려내는 데까진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임진철(15기) 씨는 이에 "이번 연극이 시대를 초월해 오늘의 관객에게 얼마만큼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지 줄곧 부심했다"며 "원작에서 삶의 진실 대신 삶의 역동성을 보았고, 이를 연극언어로 잘 풀어내 관객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인하극회는 1973년 '예술을 사랑하고 연극을 좋아하는' 몇몇 재학생들이 뭉쳐 창립했다. 초창기 작고한 연극배우 겸 탤런트 정진 씨의 꼼꼼한 지도 아래 연극적 기반을 다졌다.
1985년 제10회 대학연극제에 현대의 고전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참가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1997년 제20회 대학연극제 땐 창작극 '낙선재의 꿈'으로 금상과 희곡상을 함께 거머쥐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인하극회 출신 동문으로만 꾸려졌다. 동아리 50년 역사의 저력을 바탕으로 1기부터 45기까지 세대를 두루 아우렀다. 나름 산전수전 다 겪어낸 노련함에 젊은 피의 열정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