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민주항쟁의 발자취를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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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민주항쟁의 발자취를 찾아가다
  • 정혜진
  • 승인 2023.05.3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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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51) 인천민주화운동센터

5월이면 선배시민들이 거리에서 외치던 힘찬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것 같다. 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외치던 그때,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에서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다. 그 발자취를 따라 가보고 이를 사실을 기록하고 보존해온 인천민주화운동센터에 대해 소개한다.

1986년 인천시 남구 시민회관(현 인천시 미추홀구 시민공원) 앞 5.3항쟁
1986년 인천시 남구 시민회관(현 인천시 미추홀구 시민공원) 앞 5.3항쟁

민주항쟁을 늘 텔레비전이나 책으로, 혹은 교과서로 접하는 요즘 사람들에겐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필자도 민주항쟁을 이야기 하면 광주가 떠오르고 그때의 광주를 경험하지 않았기에 그때의 시기를 경험하지 않았기에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 시절 전국에서 일어난 민주항쟁은 신군부 독재정권을 퇴진시키고 헌법을 민주적으로 개정하기 위한 요구였다. 1980년 5월 18일 민주주의에 맞서는 광주시민의 항쟁이 있고난 후 지속해서 민주주의를 되찾으려 노력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다.

1986년 5월 3일 인천 시민회관 앞에 5만 명 이상의 시민, 학생, 노동자들이 운집하였다. 시민회관 4거리에 몰린 사람들을 진압하려 경찰들이 거리를 차단했고 다수의 사람들이 연행되었다. 지금이야 한가로이 앉아 쉴 수 있는 시민공원이 되었지만 1986년의 시민공원은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의 항쟁 터이었던 것이다. 광주 민주화 항쟁 이후 가장 많이 운집한 항쟁이며, 수도권에서 처음 발생한 대규모 항쟁이었다.

인천 5.3항쟁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28일에는 건국대 학생 항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발생하니, 경찰의 ‘탁치니 억’이라는 발표로 국민의 분노를 더하였다. 민주주의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987년 6월9일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뇌사상태가 되자 전 국민이 분노하고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대통령직선제를 비롯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 시위가 연일 이어졌다. 결국 1987년 6월29일 대통령은 직선제 등 야권의 요구를 받아 들였다. 그리고 7월5일 이한열 열사가 숨지고 7월 9일 그의 장례식을 마지막으로 6월 항쟁의 막이 내렸다.

왼)시민을 향해 최류탄을 발사하는 사진 우)인천민주화 운동센터에서 운영하는 민주로드 길
왼)시민을 향해 최류탄을 발사하는 사진 우)인천민주화운동센터에서 운영하는 민주로드 길

 

지금의 대통령 직선제는 이렇게 치열하게 싸워 얻어 낸 것이다. 그 도화선을 만들어 낸 것이 1986년 5월3일 인천 남구 시민회관(현 미추홀구 시민공원)에서 진행된 항쟁 이였다. 5.3항쟁을 준비하는 회의는 여러 차례 고잔동성당에서 진행되다가 하루 전 재야 단체 대표들이 인천으로 모였고 각종 시위 용품을 주안1동 성당으로 미리 운반해 두었다. 5월 3일 정오 시위가 시작되었고 오후 1시경 4천명으로 늘어났다. 1시 20분경 경찰이 시민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기 시작했고, 여러 부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성난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며 대치하였고 오후 6시 20분경 진압부대를 투입하여 시위대를 해산시켰으나 시위대는 주안역, 제물포, 수봉공원입구, 동인천역으로 옮겨 시위를 계속하다 10시경 5.3항쟁이 종료 되었다. 이 시위로 현장에서 약400명의 시위참가자들이 연행되어갔고 129명이 구속되고 60여명이 지명 수배되었다.

이렇게 인천의 다양한 민주항쟁을 찾고 기록하며 알리고자 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미추홀구 주안동에 위치한 인천민주화운동센터이다. 인천민주화운동센터는 인천지역의 소중한 민주화 운동 역사를 체계적으로 수집 정리하고 민주시민 교육 및 활동, 민주평화 인권의 가치를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성숙한 시민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 민주화운동센터에서 진행한 다양한 민주화 기념사업
인천 민주화운동센터에서 진행한 다양한 민주화 기념사업

 

인천민주화운동센터 교육기획 박은영 팀장은 “인천지역의 민주화 운동을 기록하고, 보존하며 민주시민 역량 강화를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라며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중요성이 시민사회 전체의 보편적인 가치 지향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박 팀장은 민주화운동센터의 활동을 다섯 가지 영역으로 소개했다. 사료실 운영사업, 민주화운동 기념관 건립사업, 민주역량 강화사업, 홍보 및 네트워크 사업으로 세부적으로 희생자 추모제, 조형물 설치, 민주로드 답사 인천의 민주화운동지와 활동한 분들을 기억하고 이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내가 살아가고 있는 곳에 대해 안다는 것은 정체성에 큰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인천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여 민주화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간직한 도시입니다. 과거 민주화운동의 경험을 통하여 민주주의 발전과정을 배우고, 민주주의의 소중함이 삶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되도록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인천민주화운동센터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해온 오경종 센터장은 “제가 학교 졸업 후 바로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기 시작 했는데 그때 정치 상황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압박을 가했어요. 수업시간에 사복을 입은 경찰이 강의를 감시하였고, 전두환 정권을 비판하면 바로 구속되거나 군에 갔습니다. 83년 만해도 6명이 사망했습니다"라며 "이런 일이 계속되니까 저항을 안할 수 없었던 거죠. 그때는 ‘죽을 수도 있다.’를 생각하고 했어요. 그래도 잘못된 걸 잘못되었다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고 말한다.

"지금이야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 그 소중함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마치 공기 처럼요. 만약 공기가 없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자유민주주의는 그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우리가 못 느끼지만 잊으면 안 되는 거라 생각해요. 누군가의 피와 눈물, 헌신으로 이뤄낸 민주주의이니까요.”라며 시민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소중함과 경각심을 전하였다.

오 센터장은 인천의 민주항쟁이 저평가되어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도시에는 이런 걸 잘 기억하고 계승하려고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다 있는데 인천에만 없다는 사실을 짚어주었다. 인천에서 6월 항쟁의 도화선을 만든 5.3항쟁도 있었고 다양한 민주 항쟁의 역사가 있으니 후세대가 잊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민주화 운동기념관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인천민주화운동센터는 민주주의 정신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이다. 민주시민교재를 만들어 확산하고, 민주로드 길을 운영하고, 민주항쟁계승대회와 희생자 추모제, 민주항쟁 안내판 설치와 현장탐방 그리고 민주시민·인권교육 등을 다채롭게 진행하며 인천시민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 민주화 운동센터에서 진행 예정이거나 진행한 프로그램
인천 민주화 운동센터에서 진행 예정이거나 진행한 프로그램

 

박 팀장은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이 알아야 학생들이 알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곳에 대해 안다는 것은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인천은 한국 근현대를 관통하여 민주화운동의 자랑스런 역사를 간직한 도시 입니다. 과거 민주화 운동의 경험을 통하여 민주주의발전 과정을 배우고, 민주주의의 소중함이 삶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되도록 함께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전하였다.

지금의 사회는 선배시민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과 헌신으로 이루어져서 현재 우리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선배시민으로서 역할을 해 나갈 때 우리는 우리 자녀세대에게 보다 나은 사회를 살아갈 수 있다. 이런 민주주의가 잘 지켜지려면 어른들이 먼저 알고 실천해야 하며 아이들에게도 그 역사와 의미를 가르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야기 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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