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에 학교법인 신성학원의 이사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인천외국어고등학과와 명신여자고등학교 평교사들이 26일 인천시교육청에 인천외고 강 모 교장의 부당한 평교사 전환 채용 시도과 가족들의 전횡을 고발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신성학원 소속 두 학교의 평교사들이 익명으로 시교청에 제출한 탄원서에 따르면, 강 모 교장은 금년 8월로 교장임기가 끝나 퇴직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시 상담교사로 재직하기 위해 절차를 진행중이고, 금번에 열릴 이사회에서 이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교사들은 강 교장이 퇴직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시 평교사로 재직하려는 이유가, 이 학교에 재직하거나 재학중인 가족들의 후광 역할을 하고, 인천외고와 명신여고의 상왕 노릇을 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강 교장은 이 학교 설립자의 아들이자 전 재단 이사장의 동생이다.
현재 인천외고에는 강 교장뿐만 아니라 처 최 모씨가 행정실장 겸 학교법인 신성학원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학교 운영의 핵심 업무를 장악해 처리하고 있고, 강 교장의 누나도 상담교사로 재직중이어서, 강 교장 일가가 양교의 실질적인 주인 행세를 하며 전횡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 평교사들은 인천외고에는 강 교장의 자녀가 2학년에 재학중으로 성적처리나 생활기록부 작성 등에 있어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시험문항 출제나 생활기록부 수정은 반드시 학교장의 결재를 얻어야 할 사항으로, 일반적으로 교사의 자녀들이 재학 중일 경우 해당학년 수업을 배제할 뿐만 아니라 시험문제의 출제나 검토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강 교장 본인이 모든 시험지의 결재를 하고 있어서 문항지 및 정답 유출의 의혹을 받고 있으며,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있어서도 공정성에 많은 의혹을 사고 있다고 탄원했다.
인천외고는 지난 2004년 학교 민주화 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해직된 박춘배 교사와 이주용 교사의 복직문제로 수년간 홍역을 앓아 왔다. 두 교사의 복직에 대해서는 인천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요구와 인천광역시의회의 복직촉구 결의안이 제출된 바 있지만 신성학원 이사회의 반대로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탄원서를 제출한 두 학교의 평교사들은 두 교사의 복직문제가 해결 안 된 것도 강 모 교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외고가 임기가 다 된 교장을 평교사로 전환 채용하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교육청에 탄원서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의 채용은 사립학교법 53조 2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게 돼 있다. 탄원서를 제출한 평교사들은 강 교장을 평교사로 편법 채용하며 그 만큼 교원 정수가 줄어들어 해직된 교사의 채용 역시 더 어렵게 될 뿐 아니라 교사 임용을 바라는 예비교사들의 희망을 꺽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본인의 평교사 재임용에 대해 강 모 교장은 26일 <한겨레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공립학교처럼, 사립학교도 학교법인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평교사로 근무할 수 있다. 29일 이사회에서 (재임용을) 처리할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교육계에서는 보고 있다.
인천 교육계의 미해결 난제 중 하나인 인천외고 해직교사 문제와 얽혀 두 학교의 평교사들이 강 교장 일가에 대한 탄원서가 앞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사학비리로 물러났던 김문기 전 이사장이 재단이사회의 의결로 상지대 총장으로 결정돼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외고 강 교장에 대한 신성학원 이사회의 결정과 이에 대한 시교육청의 입장과 대처가 어떻게 나타날지, 인천 교육계의 커다란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