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공모, 한해 문화 오아시스 47~73곳 증가에 그쳐
문화계, 한 번 선정된 곳은 일정기간 지속 지원해야
인천시가 사실상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사업’을 폐기했다.
시는 8일 ‘2021년 문화공간 조성 지원사업 공고’를 내고 8억6,000만원을 들여 ▲문화 오아시스 조성 55개소 내외(1곳당 최대 1,000만~1,200만원) ▲라이브 뮤직 공간 7개소 내외(1곳당 최대 1,000만원) ▲유휴시설 생활문화공간 조성 10개소 내외(1곳당 최대 1,500만~3,500만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사업기간은 5~12월로 3월 3~4일 제안서를 접수하고 서류심사, 현장 확인 및 인터뷰, 보조금 심의위원회를 거쳐 4월 중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이러한 ‘문화공간 조성 지원사업’은 지난 3년간 진행한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조성 지원사업’의 명칭을 바꾼 것으로 '천개'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사업(2018~2022년)’은 2017년 말 499개에 그친 인천지역의 문화시설을 2022년까지 1,000개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 2018~2020년 3년간 진행했지만 부족한 예산에 매년 지원대상을 새로 공모하는 방식이어서 해마다 문화 오아시스가 43~73곳 느는데 그치는 일이 반복되면서 ‘천개’는 말잔치에 불과하다는 문화예술계의 비판을 받았다.
이 사업은 재정 투입을 통한 문화 인프라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민간의 문화공간과 공공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작은 문화시설의 자생력을 키우면서 생활문화 동아리 등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첫 해인 2018년 8억원(추경에서 7억1,000만원으로 감액)의 예산을 편성하고 57곳을 선정해 1곳당 평균 1,250만원을 지원한 뒤 2019년에는 예산이 6억원으로 줄어든 가운데 73곳을 선정해 1곳당 평균 820만원을 지원해 ‘푼 돈 나눠주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지난해에는 문화예술계의 비판과 시의회의 지적 등에 따라 6억원의 예산으로 47곳을 선정해 1곳당 평균 1,280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올해도 문화 오아시스는 6억원의 예산으로 55개소 내외를 선정해 ▲신규(20개소) 최대 1,000만원 ▲기존(3년 미만 25개소) 최대 1,200만원 ▲컨소시엄(7개소) 최대 1,000만원의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한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지역의 문화시설을 ‘천개’로 늘리려면 선정된 문화공간은 자격에 미달하거나 스스로 사업에서 빠지는 경우를 제외하고 일정기간 지속 지원해야 한다”며 “문화 오아시스 500곳을 선정하고 1곳당 평균 1,200만원을 지원하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예산은 연간 60억원으로 올해 12조원에 육박하는 시의 예산 규모를 감안할 때 감당 못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시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