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올해 폐관이 예정된 중구 애관극장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택상 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13일 열린 기자 간담회서 “시민단체들이 애관극장의 보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에따라 시가 건물을 매입,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시민단체들의 주장처럼) 애관극장이 1890년대에 있었던 활동사진 상설관 ‘협률사’를 계승한 것인지를 면밀히 따져본 뒤 역사성을 판단해 매입 여부를 확정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구 경동에 있는 애관극장은 1895년 협률사라는 이름으로 세워져 1911년 축항사로 한 차례 간판을 바꿨고, 1921년부터 현재까진 애관극장으로 불려온 ‘126년 역사의 국내 최초 실내극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증가와 중구 원도심의 쇠퇴로 지속적인 운영난을 겪어 왔으며,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악화로 매달 3천만원 가량의 적자까지 보고 있어 극장주가 ‘올해 안에 극장을 처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인천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관련 기자회견과 토론회 등을 통해 극장주가 극장을 처분할 경우 시가 이 건물을 매입, 역사성을 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전날엔 시의회 안병배 의원(민주·중구1)이 임시회 본회의서 “시가 이 건물을 역사문화자산으로 선정하고 매입해 후손들에게 남겨줘야 한다”며 “다음 달 예정된 추경에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여의치 않다면 기업과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현 애관극장 건물이 1960년대 이후에 지어진 것이라 (역사성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매입 여부는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