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교원단체가 정부의 늘봄학교 확대 방침에 우려를 표시했다.
인천교사노조는 25일 보도자료를 내 "학교를 보육기관으로 만드는 늘봄지원실 설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규모가 작은 학교는 늘봄지원실(늘봄실)과 전담 인력 없이 교사가 늘봄업무를 맡게 된다"며 "보육 기능이 비대해진 학교는 교육 기능이 줄고 교권 역시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 24일 신년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올해 1학기 전국 2,000개 이상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한 뒤 2학기부터 모든 초교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는 초교 1학년을 대상으로 매일 2시간 늘봄학교가 운영되며, 내년에는 2학년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또 교원의 업무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까지 전담인력 확보를 마쳐 교원과 분리된 운영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2학기부터 모든 초교에 늘봄실을 설치하고 전담할 교육공무직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천교사노조는 이 계획에 대해 별도의 늘봄실 설치가 어려운 소규모 학교, 교실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인천 지역 신도시의 과밀학교, 강사 채용이 어려운 인천의 섬 지역 학교 등은 교원이 고스란히 업무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인천은 다른 도시와 달리 신도시를 중심으로 초교 1학년에 과대·과밀학급이 있는 학교들이 많다"며 "이 학교들은 공간이 부족해 정규교육과 늘봄교실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천의 일부 초등학교는 늘봄교실을 운영할 공간이 부족해 초교 4~6학년들이 5~6교시 사용해야 할 체육관이나 특별실을 늘봄교실로 사용해 정규교육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늘봄학교의 졸속 추진은 교육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져 아이들에개 제대로 된 교육과 보육을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렇게 촉발된 학부모들의 민원은 결국 교권 추락을 부채질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교사노조는 앞선 우려들을 해소하기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학교 단위의 늘봄실이 아닌 교육청 중심의 늘봄지원센터 구축, 늘봄학교 운영에 대한 학교의 자율성 보장, 그동안 시범운영을 통해 확인된 늘봄학교의 파행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인천교사노조를 비롯한 교사노조연맹과 초등교사노조 등은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늘봄학교 졸속 도입에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