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는 중국 남부가 원산지이며 비옥한 토양과 양지를 좋아하고 추위에 약해 중부지방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는 겨울나기가 어렵다.
최근 부산 양정동에서 800년 된 배롱나무가 발견되어 화제다. 배롱나무 이름은 원래 백일홍나무였다가 배기롱나무로, 다시 배롱나무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붉은빛 꽃이 백일 동안 피어 있는 나무'란 뜻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원뿔처럼 꽃대의 아래에서 위로 꽃이 피어 올라가면서 피고지기를 반복하는데, 언뜻 보기에는 계속하여 피어 있는 듯 보인다.
다른 이름으로는 '원숭이미끄럼나무'가 있는데, 줄기가 매끈해서 원숭이도 오르기 어렵다는 뜻이다. '간즈름나무' 라는 이름도 역시 나무껍질이 매끈한 데서 비롯한 이름이다. 실제 줄기의 하얀 무늬를 손톱으로 긁으면 그 부근 가지부터 마치 간지럼을 타는 듯 나무 전체가 움직인다.
그러나 지역(제주도)에 따라서는 줄기의 매끈한 모양새가 살이 없이 뼈만 남은 것처럼 보이고, 붉게 피어나는 꽃은 피가 연상된다 하여 집안에 심지 않기도 하였다.
꽃말은 '떠나는 벗을 그리워하다'이다. 모과나무, 노각나무는 배롱나무와 비슷한 노란색으로 아름다운 무늬의 나무껍질을 가딘다. 언뜻 보기엔 나무껍질이 한 층의 조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겹의 서로 다른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끊임 없이 만들어지고 또 없어진다.
많은 가지가 옆으로 달려 전체적으로 부채꼴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배롱나무는 도로변 가로수로 심어진 경우를 제외하면 무리지어 있는 것을 보기가 어렵다.
'비단 같은 꽃이 노을빛에 곱게 물들어 사람의 혼을 빼앗는 듯 피어 있으니 품격이 최고이다'라고 한 강희안의 《양화소록》이라든지 '지난 저녁 꽃 한 송이 떨어지고, 오늘 아침에 한 송이 피어 서로 백일을 바라보니, 너와 더불어 한 잔 하리라'라는 성삼문의 시 구절에서 보듯 한여름을 수놓는 그 처연한 붉은 빛은 참으로 곱다.
재질이 강하고 튼튼해서 세공 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꽃은 먹기도 하며 꽃과 뿌리를 생리불순, 대하증, 불임증 등 여성질환에 약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