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영 소장 "우리 애국자 개념 부재", "프랑스는 프랑스혁명을 지지하는 사람이 애국자"
호랑이 눈썹을 휘날리는 노학자,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의 초청강연회가 지난 15일 오후 6시 부평구청 5층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는 민족민족연구소 인천지부(지부장 이민우) 정기총회를 겸해서 마련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전임 이사장 박병상 신부와 방학진 민족민족연구소 사무국장도 함께 자리했다.
마이크를 잡은 임헌영 소장(73)의 단단한 목소리에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듯 힘이 묻어났다.
"지난 18대 대통령선거는 포스터모던 혼성모방 부정선거다"
임헌영 소장은 지난 18대 대선은 "포스던모던 혼성모방 부정선거"라고 첫 일성을 날렸다. 임 소장은 "이번 대선처럼 비민주적 선거는 처음 봤고, 또한 경험했다. 유신 시절에도 언론은 그나마 작동했다. 이번 대선 기간에서 처럼 언론이 처참하게 작동한 것은 유신시절에서도 없었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불공정 게임이었다"며 "이런 행위는 총독치하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것"이며 언론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이번 18대 대통령선거가 언론에 의해 민주 대 독재 구도가 혼성모방 되어 이 구도가 흐릿하게 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임 소장은 "모든 전 분야에 걸쳐 부정선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마음의 문제로 환원된다. 민주와 독재의 선거인데, 뭔가 다 된 것은 같은 착각을 하고 있었다. 이것이 제가 말한 이번 대선을 포스터모던 혼성모방 부정선거로 규정한 이유다. 우리는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과거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출발에서부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 지속이 되면서 철학적이고 마음으로서 민주주의가 성립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친일파 청산에 이어 정치 청산, 그런 다음에 민주주의 정권이 확고한 성립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되는데, 우리는 여전히 친일파 청산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이번 18대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놓친 것이고 잃어버렸던 것으로 아쉬움을 토했다.
"천년이 지나도, 친일반민족세력은 물리쳐야 한다"
임 소장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은 나라를 팔아 먹는 사람인데, 우리 근대 역사에서 이런 인간성이 가장 나쁜 사람들이 정권을 유지하면서 지금껏 이어져 왔던 것이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게 되는 근본 원인"이라며 "민족을 배신하고 팔아 먹은 세력들과 사람들의 역사적인 청산은 곧 인간성 자체를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청산이 정치적인 행동이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인간성의 회복으로 나아가는 역사철학적인 사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편에서는 21세기에 아직도 민족이냐 친일청산이냐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다. 특히 지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5년 동안 역사에 대한 시선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역사에 대한 개념조차 희미해지게 만들어 버렸디. 그래서 경제와 돈벌이 방법에 대해서만 눈을 크게 뜨고 진작 우리 민족의 나아갈 생명과 같은 역사에 대한 인식은 하잖은 존재로 전락해가고 있다"며 역사인식의 결핍과 부재는 민족의 장래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면 역사에 대한 냉철한 인식은 시대를 막론하고 절대조건이라고 임 소장은 역설했다.
"시민역사박물관을 세워, 반민족행위자들이 누구인가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임 소장은 "여기 오신 분들이 제 이야기를 이해하고 동의할 것이다. 여기에 오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역사인식 없이는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수 없다는 점을 전파하고 설득하는 노력들이 지금부터라도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연구소에서 펼쳐지고 있는 시민역사박물관은 민족적 역사 의식에 바탕을 두고 우리 근대 반민족행위와 행위자들을 한 곳에서 한 눈으로 어린아이와 청소년들, 그리고 우리 모든 시민들에게 효과적을 한번에 알려내는 역사적이고 중차대한 역사적인 과업인 만큼 열성을 다해 시민역사박물관 건립에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역사를 기억하자. 아우슈비츠수용소까지 몇 km. 역사기록 독일 교통 표지판"
임 소장은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일의 사례를 소개했다. "독일 시내 중심 한복판에 서 있는 표지판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까지 oo㎞' 라고 표시돼 있다. 이것을 보는 순간, 독일의 역사에 대한 반성을 일상에서부터 기억하고 끄집어내어 다시는 이런 야만적인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독일 국민들의 인간성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며 "우리도 언제가는 서울 시내 도심교통표지판에 박정희씨 무덤까지 거리를 기록하는 시도가 하루빨리 시작되면 얼마나 좋겠나"며 일상적인 영역에서도 지속적인 역사인식 구축 작업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만 출세하면 나라 팔아 먹어도 된다는 인식, 친일에 그 뿌리가 있다"
임 소장은 프랑스 혁명을 다른 '레미제라블' 작가 빅토르 위고도 프랑스 혁명기에 총을 직접 들고 직접 싸운 문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소장은 '당시 프랑스 문인들이 80% 이상이 직접 바리케이트를 치고 정부군과 맞서 총을 들고 싸웠다. 그 가운데 '빅토르 위고'도 들어 있었다. 이게 가짜가 아닌 진짜 예술성이다. 다른 말이 필요 없는 것이다. 이런 바탕에서 프랑스 문화의 뿌리는 단단한 것이다.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독일 나찌가 프랑스를 일시 점령했을 때 독일 나찌에 협력한 이들을 지금도 색출하고 찾아내서 법정에 세우는 프랑스 국민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은 프랑스 혁명에서 피로서 얻어낸 가치들을 소중하게 다루겠는 상각에서 출발하는 것이다"며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우리의 역사적 대응이 무능함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애국자 개념 부재, 프랑스는 프랑스혁명이 지지하는 이를 애국자로 규정"
임 소장은 강연회에서 참여한 이들에게 애국자는 누군인가 물었다. 다들 먹먹했고, 답이 없었다. 임 소장은 "우리에게 애국자 개념이 없다. 이승만이 애국자인가, 이완용이 애국자인가. 이 질문에 모두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명확하게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친일반민족세력들이 득세하고, 청산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 프팡스는 애국자 개념 규정을 문인들이 작품과 언어를 통해서 끊임없이 제기해서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 '전체주의국가는 조국이 아니다'와 "프랑스혁명을 지지하는 사람이 애국자"라는 명쾌하면서 단호한 역사인식이 프랑스에는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조국과 애국자 개념은 아직도 마련되지 못하고 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이것도 친일파 청산이 시작도 하지 못해서 빚어진 일이다"고 임 소장은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역사는 호락호락하지 않아, 우리는 봤고, 기억하고 있다."
임헌영 소장은 "역사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프랑스 혁명의 완수는 80년이라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를 해결하는 데 아직 힘을 쏟아야 하고 희망을 저버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의 반민족친일파 세력 청산은 인간성을 파멸하는 악의 뿌리로 규정하고 이를 뿌리 뽑는 일이라는 역사철학적인 사명감이 존재하는 일"이라면 다시 힘을 내자고 강연를 마무리헸다.
초청강연회를 마치고, 다시 서울로 가는 임헌영 소장은 "세대 간 만남을 가질 수 있는 회원들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노력들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길 바란다"면 이민우 인천지부장과 악수를 나뉘고, 호랑이 바람을 막으며 서울로 방향을 다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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