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정영수 / 프라임전략연구원 대표
요즘 뉴스를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5공화국과 참여정부 시대로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다. 땡전 뉴스로 희화되던 5공 시대의 뉴스 시간처럼 전두환 전 대통령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참여정부 인사들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이 참여정부 시절의 뉴스 못지않게 자주 오르내린다. 현직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 보다 두 전직 대통령이 더 자주 등장하고 있는 참 재미있는 우리 정치현장이다. 전직 대통령의 이야기가 백혈병에 걸린 비밀 경호원 아들을 위해 머리를 민 부시 전 대통령처럼 훈훈한 이야기였으면 좋으련만 더운 날씨와 경제 불황에 지치고 고달픈 우리 국민들을 더욱더 힘들게 하는 두 전직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볼 수밖에 없는 우리의 정치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 앞으로 언제까지 전두환, 노무현의 이름을 들어야 하는지 기약이 없을 뿐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이 얘기를 들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다. 우리 정치 시제형은 미래형은 없고 과거형만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생각할수록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는 전 국민을 상대로 전면전을 하겠다는 생각인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일부 세력들은 제외하고 국민 대다수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 않을진대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산 관련 쟁송을 준비한다는 얘기에 분노를 넘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측은지심도 그 대상 나름이다. 측은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도 적정하지 않은 대상과 상황이다. 더운 여름 날씨를 더 덥게 하는 여름 정국 기상도다.
NNL 논란으로 촉발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논란 역시 확전 가능성만 보이고 정리되고 안정될 것 같지 않다. NNL의 문제는 사초 폐기문제로, 국정원 대선 개입 문제는 국정조사 증인 채택문제로 일파만파 계속 확대되고 있고 브레이크 없는 벤츠처럼 질주와 가속만 남은 것 같은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새누리당 및 민주당 모두 당 대표의 파괴력이 강하지 못하고 대표의 권위가 서지 않는 현실에서 이러한 상황이 정리되기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황우여, 김한길 두 사람 모두 자존심 상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국민 모두 시원한 소나기를 기대하겠지만 기대는 그저 기대로 끝날 참 무더운 여름 정국이다.
여름 정국의 한 축에는 한 발자국 떨어져 상황을 지켜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현재의 복잡다단한 정치현실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저 지켜보는 입장이 최선이라 생각할 수 있다. 정치 현안 모두 지난 정부의 전직 대통령에 관한 사안들이고 섣불리 이러한 상황에 뛰어 들었다가 손해만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정기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에는 큰 변화 없을 것 같다. 정치와 일정 부분 선 긋기를 하면서 북핵문제, 개성공단 문제, 외교문제, 국내경제 문제 등 산적한 국정과제에 몰입하게 될 것 같다.
이 같은 여름 정국에서 더 많은 고민은 새누리당에게 있을 것이다. 민주당이야 도 아니면 모 식의 전략을 구상하겠지만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지지도는 60%를 상회하고 있는 반면 30% 이하에서 머물고 있거나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당 지지도를 반전시킬 수 없는 별다른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10월 재보선, 내년 6.4 지방선거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답답하리라 생각된다. 정치는 생물이라 어떻게 요동칠지 모르지만 현재 여름 정국에서 새누리당, 민주당은 깡통주를 걱정해야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우량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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