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의 협동조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중, 사회적 기여와 연대경제란 관점에서 볼 때 매우 고무적인 들이 많다. 3월부터 시작한 사회적협동조합협의회 설립을 위한 예비모임이 시작하고 4월 21일 남구협동조합협의회가 창립식을 갖고 발족하였다. 또한 남동구, 연수구, 서구 등 각 군 구 협동조합협의회를 결성하기 위한 모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인천광역시협동조합협의회가 협동조합의 날 기념행사 중 하나로 사연이 있어 결혼식을 못 올리고 결혼생활을 하는 인천시민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진행하기로 한 결정은 협동조합 7원칙 중 협동조합의 협동과 사회적 기여라는 두 개의 원칙을 충족시키는 훌륭한 사업이다.
각각의 협동조합이 갖고 있는 고유의 사업은 다르지만, 이들 사업이 서로 모이면 어떤 일도 해 낼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준다. 결혼식에 필요한 미용과 사진, 꽃 행사진행 등이 모두 협동조합에 의해 이루어진다. 미용과 헤어관리 등은 인천미용협동조합 글로벌뷰티산업협동조합,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한국포토저널협동조합, 빨간오두막협동조합 등이 꽃은 글로벌플라워협동조합, 인천화원협동조합 등 관련 협동조합이, 행사진행 및 축하공연 등은 꿈꾸는 문화놀이터 ‘뜻’ 협동조합과 황해문화협동조합 등 예술관련 협동조합이 맡아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최소의 비용으로도 사회공헌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이 활발하게 된다면 협동조합의 장점 상 그 속에서 협업을 통한 사업 활성화 뿐만 아니라 완전 새로운 사업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중식협동조합이 중국요리집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으로서 재료의 공동 구매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우수사례도 있고, 인천제과점협동조합이 공동 작업장을 통해 개별 빵집에서 만들 수 없는 빵을 납품 받는 형태로 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거나, 까레몽베이커리협동조합이 공동브랜드를 사용하여 인지도를 높혀 나가는 등 동종 사업자의 협동조합의 경우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업종 간의 협동조합도 새롭게 탄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처럼 단일 작물이나 두 서너 품종을 생산하는 농업생산자들끼리 품목을 다양화하여 직매장을 구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협동조합 사이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협동조합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두레방아협동조합이 그러한 예인데 푸른두레생활협동조합과 참좋은두레생활협동조합 새롬식품 복지공동체푸른마을 등 필요에 의해 공동출자를 통해 친환경 떡 생산 협동조합을 만듦으로써 자신들이 필요한 품목을 직접 생산 공급받는 경우도 있다.
위와 같은 경우처럼 협동조합의 재능기부에 의한 행사들이 자주 열리고 그래서 관계자들이 자주 만나다 보면 전혀 새로운 협동조합이 탄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협동조합이 번창한 곳은 일단 사회 관계망이 활발한 곳이 많다. 협동조합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업이다 보니 사람이 모이면 의견이 교환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아이템이 튀어나오고 그것이 사업화 되다 보면 하나의 협동조합이 탄생한다.
따라서 지금 인천의 협동조합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이제 개별 협동조합의 생존력을 높이는 동시에 협동조합 생태계 전반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각 군 구별 협동조합협의회와 사회적협동조합협의회의 설립이 진행될수록 그 안에서 논의하고 있는 협동조합 사이에 정보 교류는 활발해지며,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호 거래와 새로운 사업에 대한 협업 논의도 일어날 것이다. 지금은 시작이고 미약한 움직임이지만 이러한 단계가 넘어서면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을 만드는 단계가 도래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 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과와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역할을 더 많이 할 필요가 있다. 협동조합 지원의 방향을 설정하는데도 이러한 면을 고려해야만 한다. 개별협동조합에 대한 지원보다는 협의회나 연합회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해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탈리아 밀라노나 스페인 몬드라곤, 퀘벡이나 프랑스 등 협동조합의 선진지역에서의 지원이 모두 연합회나 협의회를 통해 이루어지는 점도 이를 반증하다. 협동조합 네트워크가 강화되어야만 협동조합의 활성화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명심하고 이를 실천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