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을 옮겨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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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을 옮겨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윤현위
  • 승인 2016.07.27 10: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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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지난 몇 년간 계속되었던 시청청사 이전에 관한 논의가 얼마 전 인천시의 입장표명을 통해서 형식적으로나마 현 청사 유지로 마무리 되었다. 물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서구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정치인들은 인천시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건을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에서는 이를 두고 인천청사 유지가 국토해양부의 신공항부지 발표와 같은 모양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 시청청사 이전은 서구만의 요구사항은 아니다. 남구에서도 개발 중인 도화구역으로 시청청사 이전을 희망해왔다. 루원시티와 도화구역의 개발시기와 내용은 다소 다르지만 두 지역 모두 자신들의 개발지역에 신청사 이전을 통해서 신규개발지역에 대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서구의 입장은 더욱 그럴 것이 루원시티가 거대한 나지로 변한지 10년이 되어간다. 가정오거리란 이름도 없어지고 경인고속도로 서인천 IC의 위치도 변경됐지만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그냥 공터일뿐이다. 수차례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계획들이 발표됐지만 사업환경까지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수백 억 원도 넘는 보상비가 지급됐지만 그 이상의 개발이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들 의구심이 많다. 그래서 시청이전이 더욱 더 절실할 것이다.

용산역 부지개발사업의 시행사가 부도나면서 용산사업이 중단되었을 때에도 크게 집중 받진 못했지만 서울시청이전에 대한 논의가 나온 적이 있다. 사실 시청이전은 파급력이 작지 않다. 여러 가지 의견이 존재하고 그간 인천에서 수 십 년간 살아오신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수 있겠지만 해방 이후에 인천의 도시구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을 꼽으라면 무엇이라 하시겠는지?

만약 필자에게 묻는다면 1985년도의 시청이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시청이전은 단순히 거대한 건물의 신축 이전에 구월토지구획정리사업과 택지개발사업의 연속선상에서 진행된 것이다. 따라서 인천의 중심축이 이동됐다는 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현재 연수구와 남동구 개발의 시작점이 시청이전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고 다시 그 방법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청이 이전하고 현재까지 중구와 동구는 계속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우리는 구도심과 신도심 간에 개발의 효과를 나누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같은 행정동에 속해 있을지라도 재개발된 지역과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은 큰 관련성을 보이지 못하고 전혀 다른 동네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루원시티로 시청이 이전되면 루원시티의 개발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지금의 구월동 주변에 타격을 줄 수는 없는 일 아닐까?

서구의 문제는 좀 다른 방식으로 풀어야할 듯하다. 서구는 기본적으로 가좌동, 가정동, 신현동, 석남동 등 70~80년대 개발된 오래된 지역들과 서인천IC 지점부터 시작되는 청라-검단까지 신규 개발지역이 맞물려 있다. 오래된 지역들은 경인고속도로가 관통해 동서로 나누어져 있고 왼편은 거대한 공업지역이다. 기본적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들이 많다. 공업시설과 노후한 주거지역을 정비하는 것이 더 급한 일이다. 청라도 겉보기에는 높은 건물들이 많이 올라갔지만 업무단지는 아직 공사도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청라는 거대한 아파트단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위상사진으로 본 청라의 모습. 호수공원 왼편의 업무단지는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검단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검단의 행정동은 검단5동까지 됐을만큼 많은 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지역은 검단지역에 있는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의해서 진행된 것이다. 다시 말해 노무현정부에 계획이 발표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에 하나인 검단신도시는 아직 본격적으로 조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미 청라와 검단 일대에 많은 개발이 이루어졌으나 계획상 더 많은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청라-루원-검단은 같은 구에 있기도 하지만 지리적으로 맞물려 있고 결과적으로 루원시티라는 거대한 공터를 만들어냈다. 이 문제는 이 지역의 개발순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의 문제,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의 고민으로 풀어야할 사항이지 시청이전으로 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전술했듯이 루원시티에는 이미 큰 규모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그러나 꼭 여기에 아파트단지를 지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루원시티는 현재 비어있다. 현재 경인고속도로 구간의 활용방안에 대해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고 시민공모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루원시티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고철이 된 월미은하레일에서와 같이 우리는 도시개발사업에서 신중함의 중요성을 배우기 위해서 수백억을 쏟아 부은 바 있다. 도시를 만드는 비용과 도시 만들기의 수업료가 같은 것인가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다. 필자는 ‘그렇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도시는 건축·도시계획 관련 전문가, 공무원, 지자체장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어쩜 우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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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8 07:52:44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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