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은 없다."
각자 자유롭게 소개하는 순서로 토론회는 시작됐다. 7월 13일 인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세미나실에는 사회적기업을 준비중인 토론자부터 인천에서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회적기업까지 문화예술, 제조, 서비스,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토론자들이 참여했다. 사회적경제 협력체계 환경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이렇게 시작됐다.
넷임팩트코리아 이형기 대표가 진행을 맡았지만, 실제 토론을 주도하는 것은 스물다섯명의 토론자들이다. 개인별 소개가 끝난 후 조를 정하고 이름과 토론규칙을 스스로 정했다. ‘많이 웃자’ ‘리액션을 잘한다’ ‘중간에 집에가지 않는다’ ‘이석금지’ ‘중간에 말 끊지 않기’ 등 재미있는 규칙들이 속속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4개조로 편성돼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미녀와 써포터즈 *불4조 *창조마을 *스타팀 등으로 이름지어져 팀별 주제 토론이 이어졌다.
문제 해결을 위해 4명의 페르소나가 선정됐다.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전경희 센터장 *청운대학교 김재호 교수 *사회적경제기업 문화예술분야 장구보 대표 *사회적경제기업 제조분야 김재필 대표 등 4명의 페르소나와 함께 토론자들은 평소에 고민하고 있던 협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미녀와 써포터즈는 인천시 사회적경제의 자생적 성장을 위한 펀드를 조성(월 10만원, 연 100만원 납부)해 긴급자금으로 활용하고, 업종별 공동마케팅과 네트워킹을 통해 기업간 거래를 활성하자고 제안했다.
불4조는 중간지원조직간 역할분담과 사업의 연속성 필요, 기업간 네트워크를 위해 실효성 있는 지원, 지원을 받기위한 기업의 중복업무 문제해결, 빅 데이터 활용을 통한 효율적인 마케팅 등의 필요성의 제시했다.
창조마을은 소셜미션, 사회적기업가 정신의 가치를 유지해 사회적기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길이라는 사회적경제 정의와 실천을 정리했다.
스타팀에서는 협업을 위해 자발적인 만남이 많아야 하는데, 중간 역할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sns를 통한 정보공유, 공통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소모임과 대표자 성격의 대모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업을 위해 모여야 하고, 모이기 위해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
"기업간 거래를 위해 서로 필요한 부분을 알아야 하는데, 만나야 알지 않느냐."
"서로 상대 정보를 알아만 가려고 한다. 나부터 공개하고 서로 공유해야한다."
"실질적으로 필요한건 사회적자금, 우리가 만들면 어때?"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기본정보 빅데이타를 이용할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원조직간 지원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성해야 해요. 여기저기 같은 내용의 교육들이 많아 식상하고 지겨워요. 그래도 불이익 있을까봐 빠지지도 못하고요."
공간을 꽉 채운 많은 이야기들이 다른이의 생각과 더해져 아이디어로 만들어지고 키워드로 정리되어, 커다란 전지에 붙여져 마인드맵이 만들어졌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연하다는 말로 시작한 토론회가 다양한 분야와 개인들이 모여 생각하고, 정리하고, 고민하고, 수정하는 과정들을 통해 평소 그냥 흘렸을 고민과 생각들을 하나의 아이디어로 구체화했다.
아직은 어설프고 꿈같은 결과물들은, 토론회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진화되어 사회적경제의 실질적 협업모델로 구체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고민을 함께 나누고 비판없이 생각을 토론한 시간을 마무리 하며, “한명의 천재보다 평범한 다수가 더 올바른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난다. 집단지성의 힘을 믿을 수 있는 토론회 현장이었다. <유재관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