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연일 폭염주의보다.
날이 너무 더우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들 건강이 걱정되는 요즘이다. 온 세상이 용광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지내시기 힘든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지독히도 더운 여름날,
이렇게 더운날에 붕붕카할머니랑 윙크할머니가 그림책벤치에서 책 읽어주는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덥제?"
"네...할무니. 많이 더우시지요?"
"너나 할거없이 모다 덥지. 근데 김선생님 얼굴이 왜케 또 푸석푸석해?"
붕붕카 할머니가 내 얼굴을 살살 어루만지신다.
"더워서 잠을 못자는게지."
윙크할머니가 걱정스런 눈길로 나를 쳐다보신다.
"더운데? 이렇게 많이 더울땐 울 할무니들 요기에 안 나오셔도 되는데..."
"안 나와도 된다꼬? 그라는 선상님아 니는 왜 나왔는데?"
"저야 ?"
"우리가 좋아서 나오는 기다. 싫으믄 나오간? 부담느끼지마라. 어서 책 읽어봐라. 김 선생님이 읽어주는그림책 고거 참으로 잼난다. 밤에 혼자 방에 누워있으믄 김 선상님 책읽어주는 목소리가 귀에서 자분자분 들리거 같거든."
가만있어도 등짝에서 목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 몹시도 더운 여름날 붕붕카할머니, 윙크할머니와 함께 읽은 책은 <햇님 달님>
"할무니 <해님 달님> 이야기 알아요?"
"글쎄, 아는 것도 같고 모리는 것도 같고" 붕붕카할머니가 책표지를 유심히 들여다보시며 하시는 말씀이다.
........
범은 수수밭에 '툭' 떨어져 수숫대에 똥구멍이 찔려 죽고 말았어.
지금도 수숫대에 불긋불긋 빨간 점이 있는건 그때 범의 피가 묻어서 그런거래.
"할무니 ,진짜로 수숫대가 붉어요?"
"그럼, 붉은 것도 있고 아닌 넘도 있고."
"모다 붉은게 아니고요?"
"그러엄 모두 붉은게 아니여. 이 책에서도 그러잖어. 범이 떨어져 피가 묻어 수수대가 붉다고. 요기 그렇게 나와있네.
그러니 범 똥구녕의 피가 묻은 수수대는 시뻘겋고 아닌 것은 안 붉고 그른 것이지."
"아~ 글쿠나아"
"우리 똑똑한 선상님이 모르는 것도 있나?"
"저 모리는거 투새에요, 할무니. 그러니까 울 할무니들이 앞으로도 많이 갈챠주세요."
"우리 같은 늙으이들헌테 배울게 뭐 있기는 있어?"
"아, 그럼요. 저는 무지 무식해서여 할무니들한테 하나 부터 열까지 지대로 배워야해요. 할무니 그러니까 밥 잘 잡숫고 잘 주무시고 해서 건강하셔야해요.. 모질란 저 오래오래 가르쳐주시려믄요~"
"그랴~김선생님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그랴. 우리같은 늙으이들 헌테 오래 오래 책읽어주려믄말이야. 아라찌이?~"
"네, 할무니 명심할께요. 근데요, 도대체 우리 할무니들은 왜 이렇게 똑똑하실까여?"
"왜냐고?알구 싶어?"
"네, 할무니 알고 싶어여~~"
"그건 며느리도 몰러~"
하하 재밌다. 울 할머니들 이바구.
더운 여름날 울 할무니들 건강하게
더위 거뜬하게 잘 이겨나시게 넘 덥지않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