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장님들이 나오셨네여?"
오늘은 사랑터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숲으로 가을소풍을 가는 날.
며칠 전 쓰러지셔서 119로 병원에 실려가셨던 울심계옥 엄니. 걷는 것도 잘 못걸으시고 병원갔다 오신지 며칠 안되신터라 사랑터선생님들께 못가신다 말씀 드려야하나? 어째야하나 밤새 고민했었는데 ?
심계옥엄니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새벽 네 시에 일어나셔서 목간시켜달라하시고 동동구루무 바르고 톡톡분바르고 이뿌게 꽃단장을 하셨다.
"이거 어뗘?"
"아, 그거 엄니 여름 모잔데~"
내친구 성아가 지난 여름에 떠준 모자를 쓰시고 어떠냐 물으시는 심계옥엄니.
처음 성아에게 선물받고 심계옥엄니 앞에서 그 모자를 쓰고 보여드리니 모자가 이뿌네하셔서 심계옥엄니를 드렸더니 가을소풍 가는 날 아침 그 모자를 쓰고 나오셨다.
"엄니, 그 모자 오늘 쓰시기에는 좀 서늘해보이는데. 이제는 찬바람이 불어서 그 모자는 쪼까 추워보여여.
이 모자가 오늘은 더 이뻐여."
"왜? 나는 이 모자가 더 좋은데."
"오늘은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암만해도 갸보다는 야가 더 나을거 같어여."
"그랴?그거보다 이게 더 나아?"
"암만~울엄니는 얼굴이 이뻐서 머시든 다 어울리지만 암만혀도 오늘은 감기도 무섭고 야가 더 든든햐."
"든든햐?"
"응, 야가 든든햐."
그래서 심계옥 엄니 여름모자 대신 리봉이 달린 가을모자 쓰시고 사랑터 가을소풍가셨다.
"아고, 울 심계옥 어르신은 은제봐도 멋쟁이셔여. 소풍간다고 이쁜 모자 쓰셨네."
사랑터 요양사선생님들 이뿌단 말에 심계옥엄니 기분이 좋으신가보다.
"야가 든든하디야. 우리 딸이."
무슨말이냐는 요양사선생님들 말씀에 그른게 있어여 하시는 심계옥엄니.
"근데 오늘은 으트게 우리 대장님들이 나오셨나아. 소풍가는 날이라 그릉가?" 심계옥할무니 웃으시며 차에 오르신다.
"근데 심계옥어르신 우리가 왜 대장이여여? 등치가 커서 대장이여?" 늘상 다이어트를 하셔야한다는 사랑터 최고참 요양사선생님 볼멘소리에
"대장스러우니까 대장이지여."
"아유, 등치가 커서 대장이 아니고요 어르신?"요양사선생님 기뻐하며 말씀하시니
"등치도 크고 맘도 크고 대장은 아무나 하나? 맘보가 깊고 드넓어야 대장이지. 아무나 대장하믄 안되지요.
장군감이라 대장인 것이지."
심계옥 할무니 창밖을 보며 말씀하신다.
"맞습니다. 어르신. 우리는 장군님들만 모시는 대장입니다. 얼른 가실까요? 장군님?"
아침부터 장군,멍군
즐거운 사랑터 가을소풍가는날 아침.
장군님들, 대장님들 조심조심 잘 댕겨오시소~
그날 오후 네 시
다른 날보다 사랑터 귀가시간이 늦었다. 파주까지 다녀오느라 좀 늦어지나보다 하는데 저기서 사랑터차가 오고 심계옥엄니 차에서 내리셨다.
"엄니 재밌었어? 힘들진 않았고?"
"극락세계에 다녀온거 같어.
시상에 뭔 꽃이 그리 많디야?"
"하하 극락세계엔 꽃이 많디야?"
"어 내평생 그렇게 많은 꽃은 첨봤다.시상에 참 좋드라."
띵동~
사랑터 이미경요양사선생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엄마가 딸한테 좀 꼭 보내 달래요. ㅡ이미경ㅡ
심계옥엄니 오늘 가을소풍가서 사진찍으셨나보다. 순재할무니랑도 찍으셨네. 나한테 사진을 꼭 좀 보내달라셨다는 울 심계옥엄니 사진 잘 나오셨네.
누굴 닮아 이케 이쁜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