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인천 대중음악, '쥐똥나무'에서 밴드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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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인천 대중음악, '쥐똥나무'에서 밴드모인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7.21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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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뮤지션의 음반들 ① - 투견, Despot, 4Hz, PNS

인천의 록 뮤지션들이 발매한 음반들. 소장하고 있는 것들 중 일부만 추려낸 것이다. ⓒ배영수

 
한때 인천은 부산과 함께 언더그라운드 음악 신의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특히 록 음악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록 음악의 보고’로 불릴 만큼 중요한 자산이 있어 왔고, 이는 지난 1997년 IMF로 인한 경제 한파 이전까지도 유효했다. 경제위기 등의 원인으로 그 신이 모두 사라진 상황에서,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및 2009년 인천아트플랫폼 조성 등을 통해 인천의 음악예술 판 일부도 서서히 다시 일어나고 있다.
 
<인천in>은 록뿐만 아니라 음악 장르 전체적인 부분에 있어서 인천 출신의 인물들이 남긴 음악적 결과(주로 음반),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주류 및 비주류 음악 신에서 인천 출신 뮤지션들이 발표해 오고 있는 여러 결과물들을 매주 한 번씩 연재한다. 이는 <인천in>의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의 자료이기도 하겠지만, 훗날 인천의 음악 자산을 다루게 될 여러 작업이 진행된다면 ‘참고자료’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


※ 21일부터 22일까지 인천시는 ‘펜타포트 라이브 클럽 파티’를 시작한다. 그중 22일에는 주안역 인근 소재의 클럽 ‘쥐똥나무’에서 지금까지 남아있는 인천 밴드들 상당수가 모인다. 마침 면면을 살펴보니 상당수가 음반을 발표한 케이스라, 첫 장에서는 그 밴드들 이야기를 음반 위주로 담아봤다.
  
투견
발매 앨범 : 죽일까 살릴까 (2013년 발매)

 
22일 쥐똥나무 무대에 출연하는 밴드들 중에서도 ‘투견’의 역사는 상당히 긴 편이다(물론 중간에 다소 긴 공백기가 있긴 했지만.). 두 명의 기타리스트(서호진, 시드 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투견은 결성 이후로도 홍대 인디 신 등에서 연주력을 인정받으며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1999년 멤버들의 해외 유학 등으로 해체했다.
 
그동안 멤버가 각자 음악 및 사회생활을 하다가, 약 10년여 후인 2009년 투견의 이름으로 서호진과 시드 리 외에 시드, 블랙 메디신 등에서 활동하던 인천 출신의 보컬리스트 김창유와, 그의 친구로 ‘서울마더스’ 출신이기도 한 엄광현, 드러머 구성모 등이 모여 밴드가 재결성된다. 이후 공연 등을 통해 음악 팬들과 만나던 투견은 지난 2013년, 최초 결성 14년여 만에 대망의 첫 앨범을 발표했다. 상당히 강도가 센 음악을 하는 팀이지만 소위 ‘한국적 뽕끼’도 있어 비교적 음반 내용은 재미있는 편이다.
 
참고로 베이시스트 엄광현 역시 인천 출신으로, 90년대 인천 음악 팬들의 성지였던 ‘심지 음악감상실’의 DJ를 했다고도 한다.
 

투견의 첫 번째 음반. ⓒ배영수

 
데스팟 (Despot)
발매 앨범 : Code of Violence (2013년 발매)

 
인천에서 가장 데시벨이 강력한 밴드 중 하나인 ‘데스팟’의 역사 또한 결코 짧지 않다. 밴드가 결성되기 이전에도 나름대로는 활발히 음악 활동했던 인천 출신의 기타리스트 유성철과 장인용은 지난 2011년 자신들만의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데스팟을 결성했고, 베이시스트 박실, 보컬리스트 안성권 및 드러머 박이레를 영입(사실 보컬과 드럼 자리는 이 두 명 영입 이전에도 수 차례 바뀌었다고 한다)하며 2012년 라인업을 완성해 이듬해인 2013년 본 미니앨범을 내놓게 된다.
 
2013년 앨범을 발표한 데스팟은 그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슈퍼 루키 본선 진출 등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더 쌓아갔고, 이후로도 홍대와 인천의 클럽 공연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며 인천이 자랑할 만한 헤비메탈 밴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미국의 유명 헤비메탈 밴드 ‘판테라(Pantera)’를 좋아하는 음악 팬들이라면, 데스팟의 사운드 역시 충분한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 실제 데스팟의 무대 역시 인천 밴드들 중에서도 그 역동성이 가장 강하다.
 
데스팟 사운드의 핵심 인물인 기타리스트 유성철은 인천에서 경찰공무원을 하고 있기도 하다. 경찰내에서도 밴드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고로 지금의 멤버 진용은 앨범을 낼 당시의 멤버 구성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데스팟의 공연 모습. (서울 상상마당.) ⓒ배영수

 
포 헤르츠
발매 앨범 : Trauma (2011년 발매)

 
앞선 ‘투견’이나 ‘데스팟’보다는 데시벨 자체는 살짝 낮아 대중성으로 보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 헤르츠’는 CJ문화재단의 신인 뮤지션 지원사업 프로그램인 ‘튠업’을 통해 음악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렇지만 그보다 훨씬 더 이전인 2006년 ‘쌈지 페스티벌’ 등의 음악 무대를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여 온 나름 '장기경력자'이기도 하다. (사실 서울 홍대 신에서는 중견이나 다름없는 이 밴드가 인천서 덜 알려진 건 주변의 인천 뮤지션들이 워낙 ‘넘사벽’ 급 경력들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서준호를 비롯한 멤버들 역시 인천 출신으로 실제 10대 시절부터 같이 밴드 생활을 하는 등 오랜 기간 합을 맞춰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음반은 물론 공연에서도 밴드로서의 조직력이 돋보이는 편인데, 특히 첫 데뷔 앨범 수록곡 중에서도 산울림의 명곡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의 리메이크는 빛을 발한다. 산울림의 김창완은 이 리메이크에 대해 “서사적인 사운드 사이로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던 록”이라며 극찬한 바가 있다.
 

포 헤르츠의 첫 미니앨범. ⓒ배영수

 
PNS
발매 앨범 : 없음

 
PNS는 아직 음반을 발매한 팀은 아니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의 90년대 얼터너티브 밴드들이 보여줬던 묵직한 사운드를 국내에서 가장 잘 재현하고 있는 팀으로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실 앨범만 내지 못했다 뿐이지, 홍대 신 전체를 통틀어 보면 이들 역시 중견이상 급 경력을 갖고 있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기자 역시 PNS는 두어 번의 공연으로밖에는 접하지 못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봐도 그 두 번의 공연은 모두 기대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줬다. 22일 쥐똥나무의 공연에서도 그 퀄리티가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에 열심히 록 음악을 들었던 마니아라면, 아마 출연진들 중 가장 마음에 들어할 지도 모른다.
 

PNS의 인천 공연 모습. (글래스톤베리.) ⓒ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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