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홈페이지의 이미지 홍보물
경찰대 출신 경찰관들이 휴직을 통해 편법으로 로스쿨에 진학한 뒤 감사원으로부터 징계 등 처분요구를 받자 상당수가 사표를 내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사표를 쓰지 않은 일부는 솜방망이 처분만 받고 승진해 경찰 스스로가 경찰대 출신의 로스쿨 편법 입학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인천 남동갑, 행정안전위원회)이 감사원 및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감사원 감사에서 휴직 기간에 로스쿨을 다녀 징계 등 처분 요구된 경찰대 출신 경찰관 39명 중 16명이 사표를 냈다.
경찰대는 졸업까지 1명당 약 1억원의 세금이 들어가고 군 복무 면제 혜택도 받는 가운데 로스쿨 진학이 문제가 되자 사표를 써 ‘먹튀’라는 비난이 나오는 것이다.
경찰청은 사표를 내지 않은 23명 중 18명은 불문경고, 2명은 직권경고하고 3명은 경징계인 견책 처분했으나 이들은 소청심사에서 모두 불문경고로 감경됨으로써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법’상의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 등 6가지로 불문경고, 경고, 주의 등은 법적 징계가 아니어서 인사에서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감사원 처분요구를 받았던 경찰대 출신은 ▲심사 승진 5명(경위→경감) ▲시험 승진 3명(경위→경감 1명, 경감→경정 2명)을 합쳐 8명이 승진했다.
로스쿨은 법조인 양성이 목적이고 수업연한도 3년으로 국가공무원법의 연수휴직 기간(2년)보다 길어 현행 ‘공무원 임용규칙’상 연수휴직 대상기관에서 제외됐고 공무원 인사실무에도 로스쿨 진학을 위한 연수휴직은 가능하지 않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 박 의원 측 설명이다.
그러나 경찰대 출신 로스쿨 진학자는 ▲2013년 15명 ▲2014년 30명 ▲2015년 31명 ▲2016년 17명 ▲2017년 7명(서울대·연세대·고려대·한양대·중앙대·한국외대·인하대가 자료제출을 거부해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 등 100명에 이르고 있다.
이 기간 중 의무복무기간 6년을 채우지 않고 로스쿨에 진학한 경우는 89명으로 집계돼 로스쿨 진학이 경찰대 출신들의 꽃놀이패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남춘 의원은 “1인당 1억원이 넘는 세금으로 교육을 받은 경찰대 출신들이 경찰을 떠나거나 편법을 동원해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찰대 출신의 의무복무기간을 늘리고 미이행에 따른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휴직 등을 통한 편법 입학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