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한국소설》 신인상 「악어새의 외출」로 등단한 인천문인협회 소속의 이목연 소설가가 『맨발』에 이어 네 번째 소설집 『햇빛 더하기』를 출간했다.
<햇빛 더하기>는 현대의 사회 구조 속에서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존재하는 ‘채워지지 않는 허기’, 그 원인이 희생에 대한 당연한 보답이 없는 구조적 모순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조직이 크건 작건 그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기득권의 억압과 개인의 권리 찾기 투쟁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회의 가장 기초적 구조인 가정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더 근원적으로 들여다보면 억압과 자유는 동전의 양면인지도 모른다.
억압이 조금 지나치면 자유가 그립고 타인의 시선이 없는 무관심 속에선 누군가의 관심이 그리운 것. 그것이 인간의 타고난 모순이겠으나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공동생활을 택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오히려 사회라는 공동생활이 인간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든다면 생각해 볼 문제다. 사회가 요구하는 억압과 개인적 자유의 조화로운 접점을 찾는 것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작은 외침이다.
이목연 소설가
이목연 소설가는 “커다란 호수에 작은 돌멩이 하나 던지는 심정으로 작품을 썼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거창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문제라는 의식조차 없이 자행하고 있는 구조적 폭력에 저항하고 있다. 이익을 위해 생성된 2차 집단이 아닌 공동사회라는 1차 집단, 사회적 기본 단위인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외와 불합리한 일들을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가족 사이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폭력이라 그것이 부당하다는 인식조차 못 한 채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은 허기진 사람들. 그 속에 내가 있고 당신이 있다.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예사로 행해지는 억압에 항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여전히 세상에 전달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외친다.
<남승원 문학평론 해설>
이목연의 소설들은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 세밀한 관심을 통해 주인공의 삶에 드리워진 균열의 지점들을 각인시키고, 그로 인해 자신의 시간을 뒤돌아보게 만들어 결국 일상의 작은 변화를 이끈다. 그것을 읽는 독자들의 삶을 포함해서 말이다. 아마도 이것은 사회 전반에 변혁을 불러일으킬 만큼 거대한 힘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효율성에 희생되어 가는 우리의 일상과 내면을 돌아보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물에 작은 돌을 던져 물살을 일으키는 것처럼, 이목연의 작업은 우리 내면에 일종의 불안감을 던져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응시하지 않는다면 작은 돌이 만들어내는 동심원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없을 것이다.
이목연 소설가는
원주 출생
1998년 《한국소설》 신인상 「악어새의 외출」
2001년 단편집 『로메슈제의 향기』 출간
2003년 김유정 소설문학상 수상
2006년 공저 우주항공과학소설 「프라이, 날다」
2009년 단편집 『꽁치를 굽는다』 출간
2009년 인천문학상 수상
2010년 중국6대기서 시리즈 「서유기」 편저
2014년 단편집 『맨발』 출간
2015년 한국소설 작가상 수상
2017년 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으로 『햇빛 더하기』 제작
배천분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