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은미 작가 페이스북>
인천시 한국이민사박물관이 17일 서재송(90) 전 ‘성 원선시오의 집’ 원장의 해외 입양자료 기탁식을 열었다.
‘해외 입양인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서 전 원장은 해외입양의 체계적 연구와 전시를 위해 한국이민사박물관에 111건 362점의 관련 자료를 기탁했다.
한국이민사박물관은 이들 자료에 대한 조사와 목록화 등을 거쳐 오는 8월부터 해외입양 코너에 상설 전시함으로써 또 하나의 한국 이민의 역사로 소개할 예정이다.
입양을 위해 미국에 보낸 소식지 모음 자료<제공=한국이민사박물관>
서 전 원장은 ‘서해 낙도의 슈바이처’로 일컬어진 미국인 최분도(Benedict Zweber, 1932~2001) 신부와 함께 평생을 섬마을 고아, 전쟁고아, 혼혈아동을 돌보는 삶을 살았다.
6.25 전쟁으로 부산수산대학교(현 부경대)를 휴학하고 참전했던 서 전 원장은 고향인 덕적도에서 1966년 덕적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최분도 신부를 만나 공소회장의 신분으로 15~30여명의 섬마을 고아를 집(성 가정의 집)에서 보살폈다.
최 신부가 1976년 인천 동구 송현동 성당으로 옮기자 서 회장도 따라 나와 1986년 부평구 산곡3동에서 ‘성 원선시오의 집’을 운영했다.
해외입양인과 새로운 가족이 된 외국인 가정<사진제공=한국이민사박물관>
그는 1997년 폐원할 때까지 고아와 혼혈아 등 1600여명을 해외 가정과 연결해 줬고 이후에도 미국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입양인들을 만나왔다.
서 전 원장은 해외 입양인들이 성장해서 부모를 찾을 것에 대비해 그들의 인적사항과 관련 자료를 꼼꼼하게 기록했고 이번에 인적사항을 제외한 해외 입양 관련 자료를 인천시립박물관 분관인 한국이민사박물관에 기탁한 것이다.
서 전 원장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동백장 훈장을 받았고 67년 만에 부경대에서 명예졸업장을 수여받는 등 경사가 겹쳤다.
동백장 훈장은 최분도 신부가 41년 전 받았던 그 훈장이다.
그는 이달 중 지난 50년의 인생을 되돌아 본 회고록 ‘따뜻한 마음은 옆에서 핀다’를 펴낸다.
한국이민사박물관 관계자는 “해외입양은 모국에서 품을 수 없었던 아이들에게 가정을 찾아준 아프지만 현실적 선택이었다는 점과 친생 가족과 한민족 공동체에서 그들을 분리시켰다는 이중적 관점이 존재하는데 넓게는 한인 이민사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며 “서재송 전 원장이 기탁한 자료들은 한 개인이 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정리돼 있어 이들 자료의 전시를 통해 한국이민사박물관과 인천은 해외 입양인들이 모국을 기억할 수 있는 상징적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