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궤열차 : 총연장 52km. 선로 너비 0.762m. 좌석 54석. 경기만의 소래(蘇來)·남동(南洞)·군자(君子) 등 염전지대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일제가 수탈하기 위해 1937년 8월 남인천~송도 구간으로 개통되었다. 그러나 1973년 7월 14일 인천 항만의 확장 건설로 인해 5.1km가 단축된 수원~송도 간 46.91km만 운행되다가 경제성이 낮아져 1995년 12월 31일 영업을 중지하였다.
1937년 7월 14일부터 1995년 12월31일까지 59년간 수원-인천을 오가며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실어 날랐던 협궤열차. 격동의 세월을 거쳐 온 기성세대에겐 아련한 추억이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좁은 선로를 뒤뚱거리며 쉼 없이 달렸던 ‘꼬마열차’ ‘협궤열차’는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하지만 아직도 ‘꼬마열차’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귀가 번쩍 뜨이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그 흔적이라도 남은 곳이 있다면 발품을 팔며 찾아가 아련한 추억과 재회한다.
선로 너비 0.762미터의 좁은 궤도 위를 달렸던 ‘협궤열차’는 [인천-남인천-송도-연수-남동-소래-월곶-달월-군자(정왕)-원곡(안산)-고잔-일리(한대앞)-어천-야목-고색-수원] 구간(총연장 52킬로미터)에 여러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인천의 대표적 수인선 흔적은 ‘소래철교’다. 한때 철거위기까지 갔지만 인천시민의 정서와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소래철교를 정비,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준다고 하니 반가울 뿐이다.
또한 소래철교 주변은 관광과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곧 꼬마열차를 다시 보는 즐거움을 누릴 전망이다.
인천을 벗어나 협궤열차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고잔역사 주변이다. 이곳에는 2008년 안산시에서 폐선로가 된 수인선을 이용해 ‘수인선 협궤철로 생태문화공간’을 조성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고잔역은 지하철 4호선이 지나는 역이지만 1995년 12월 31일까지는 협궤열차가 정차하던 수인선역(고잔역)이 있었다. 지금 역사(驛舍)는 볼 수 없다. 하지만 협궤열차가 달리던 철길은 4호선이 달리는 철길과 나란히 뻗어 있어 현대와 과거가 공존한다.
이곳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수인선 협궤열차를 만날 수 있다. 비록 운행이 불가능한 모형 협궤열차지만 철길건널목, 역사표지판, 협궤열차 사진 등에서 옛 추억과 재회할 수 있다. 선로 주변엔 꽃밭을 조성해 철로를 걷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8~9월, 선로주변엔 해바라기가 만개해 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 든다고 한다.
기자가 찾았을 때는 화려한 꽃도 해바라기도 많이 없었지만 철길 끝에 머물고 있는 협궤열차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즐겁다.
녹슨 철길을 따라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어 추억 여행을 돕고 협궤열차 포토존과 각종 조형물이 발걸음을 붙든다.
차단기가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있는지 협궤열차가 멈춰서 있다. 긴 기적소리를 내며 금방이라도 달릴 것 같다.
협궤열차의 아련한 추억이 남아 있는 고잔역을 찾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담아간다. 협궤열차를 몰랐던 아이들은 협궤열차의 주고객이었던 서민들의 삶과 애환, 슬픈 역사에 대해 그 부모한테 전해 듣는다.
그래서인지 고잔역은 이미 협궤열차를 기억할 수 있는 명소로 떠올라 밤낮 구분 없이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주변 환경은 변화가 있겠지만 옛 추억과 재회를 하려고 찾는 사람들에게는 큰 기쁨을 준다. 앞으로도 ‘수인선 협궤철로 생태문화공간’이 잘 관리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