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경제학자는 인간이 살면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죽음’과 ‘세금’이라고 했다. 자연의학을 하는 입장에서 이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현대인이 절대 피할 수 없는 것은 ‘가공식품’이다.
가공식품은 인위적인 과정을 거쳐 일반 대중에게 쉽고 간편하게 전달할 수 있는 모든 음식이며, 이와 달리 자연식품은 미네랄과 영양소가 살아 있는 토양에서 햇빛을 듬뿍 받고 자란 것을 말한다.
가공식품은 총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차 가공식품은 합성화학비료, 농약, 항생제, 성장촉진제 등을 이용해 재배되거나 사육된 식품으로 대량생산 과정을 거쳐 마트와 시장에서 판매되는 곡류, 생과일, 생채소, 견과류 등의 총칭이다. 1차 가공식품의 특징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재배되었지만 가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차 가공식품은 가열 처리된 통곡물로 현미밥, 보리밥, 찐 감자, 찐 고구마, 찐 옥수수, 익힌 어육류가 포함이 된다. 우리는 이것을 건강식품이라고 부른다.
3차 가공식품은 정제 후 가열한 곡류로써 백미밥, 냉면, 국수, 흰 밀가루 빵 등을 말한다. 그 외 통조림, 햄, 소시지 등 합성첨가물을 집어넣어 가공한 어육류, 조미한 견과류, 가공 정제된 식용유, 인스턴트식품이 여기 속한다.
식품을 가공하면 할수록 맛은 좋아지지만 영양적으로 불균형을 이루며, 첨가물로 인해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10대 불량식품도 모두 가공식품으로 하나같이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이다. 가공식품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과연 누가 가공식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TV에 소개되는 ‘자연인’이라는 사람들도 가공식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가공식품은 현대인에게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어떤 가공식품을, 그리고 어떻게 먹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가공식품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첫 번째, 어육류를 먹은 뒤 밥이나 국수와 같은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고기를 먹고 마지막에 밥과 된장찌개를 먹는 것은 우리에게 오랜 습관이다. 이미 선조들도 ‘선주후면先酒後麵’이라고 해서 고기 안주에 술을 먹고 난 후에는 반드시 면을 먹었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 좋은 습관이 아니다. 고기를 먹을 때 최대한 탄수화물 섭취를 자제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회식 다음 날 평소 때보다 개운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2, 3차 가공식품으로 식사할 때는 먼저 1차 가공식품을 먼저 먹는다. 일반적으로 후식으로 과일이 나오는데, 이것은 소화시간이 길어져 인체 내 이상 발효와 부패가 일어난다. 식사 전 과일을 먹으면 소화효소 분비가 활발해지고, 과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세 번째, 어류와 육류를 동시에 먹는 것은 삼간다. 두 가지를 같이 먹으면 인체가 해독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해 산패와 부패가 일어난다.
네 번째, 2, 3차 가공식품을 섭취할 때는 물을 같이 먹지 말아야 한다. 국이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사람도 있다지만 단순한 습관의 차이일 뿐이다. 물이나 국 없이 목넘김이 힘들다면 천천히 오래오래 씹으면 된다. 오래 씹을수록 먹기도 편해지고, 음식물 속에 숨어 있던 맛도 알게 될 것이다.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가공식품은 인류를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모든 사람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환상적인 맛을 향유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다양한 만성질환을 겪게 되었다. 가공식품을 단순히 ‘나쁘다’고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처럼 가공식품 역시 알고 먹는다면 우리 몸, 그리고 세포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 상형철 병원장 >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보건의료정책 최고위과정 수료
피드먼트대학원 심리학 박사과정 수료
병인학회 창립 정회원
임상통합의학 암학회 정회원
대한 발효해독학회 자문위원
서울, 수원, 제주 해인부부 한의원 대표원장 역임
현) 재단법인 '자연' 한국항노화연구소 이사장
현) 더필잎재활요양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