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 12년 투쟁해온 KTX 승무원들의 정규직 복직이 결정되었다. 철도청이 정규직 전환 약속을 피하려고 계열사인 ktx관광레저로 이적계약을 종용하기에 이르자 애초의 약속을 지키라며 시작한 천막농성도 해단식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우리가 옳았다”며 길고 긴 싸움의 회한에 그들은 눈물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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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 문득 안치환의 목소리로 수없이 불린 그 노래가 이 새벽 귓가에 울린다. 아, 그 절망과 고통, 그 속에 죽어간 동료에 대한 기억, 좌파 빨갱이라는 비난까지 .. 스스로의 정당함을 위해 포기할 수 없었던 싸움 속에 기꺼이 감내했던 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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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이 직업병 피해 보상에 대한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우수한 성적으로 상고 졸업 전 10여명의 친구들과 삼성반도체에 입사, 2년도 되기 전에 급성백혈병에 걸렸고, 2007년 3월 23살의 나이로 사망한 황유미양. 그들의 산재를 인정하지 않은 삼성과의 싸움이 시작된 지 11년만의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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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배다리도 도로싸움, 도로전쟁을 시작하며 천막을 쳤고, 그 싸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도로는 나지 않았지만 그 도로부지에 있던 사람들이 떠나고 집이 허물어지며 나뉘어진 모양을 갖게 됐다. 주민들의 저항으로 도로공사가 멈췄지만 몇 년은 철재가림막으로 장벽을 쳤고, 가림막이 철거됐어도 행정의 다양한 정책은 도로가 나는 것을 전제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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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심정적인 거리가 생겼고, 필요한 일이 아니면 굳이 그 길을 오가는 일이 적어졌고, 얼마 안되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는 말도 적잔히 듣고 있다. 마을의 단절과 분리를 막아보려는 주민과 공간지기들이 도로부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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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시정부나 구행정의 정책들이 지역-공동체를 분리하며 진행하고 있다. 배다리 저층주거지 환경개선사업이 그랬고, 근대문화의 거리 조성사업과 희망지 사업이 그렇고, 도시재생뉴딜사업이 그렇다.
이미 진행된 사업에서 소외된 주민과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에서 역시 제외된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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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은 도시재생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주민들의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마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헌데 누군가 소외시킬 수 있고 소외당한 경험이 있는 주민들은 주춤거리고 있다. 사업을 잘하든 못하든 욕먹기 딱 좋은 일인데 굳이 나서서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마음이 전반적으로 깔려있다. 개인의 이익은 딱히 없는데 마을을 위해 필요한 일이긴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기도 하다.
지난 금요일 금창동 쇠뿔마을 희망지 주민과 행정 관계자들이 서울혁신파크와 2016년 희망지 사업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던 불광2동을 다녀왔다.
‘희망지 사업’은 재개발 사업이 지정되었다가 해제된 지역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재생사업 활성화 단계의 시작단계를 말한다. 민관협치를 통해 재생사업의 주체를 주민으로 세우고, 지속가능한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현재 10개 지역이 선정되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구 금창동 지역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저층주거지 환경개선사업이나 뉴딜재생사업 등에 포함되지 못한 지역 - 산업도로부지 동쪽과 우각로 13실 사이 주택 부지와 철로변길과 우각로길 사이 부지를 대상지로 하여 지원, 선정되었고 '우각리 - 쇠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막 걸음을 뗀 상태다.?
주민들이 모이는 것부터 시작해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눠가는 과정이다. 인천시 마을지원센터의 '모이고, 떠들고 꿈꾸는' 단계로 우리 마을의 현재를 다른 곳과 비교하여 가늠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해야할 것,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한 답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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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하는 중입니다"
서울혁신파크는 상당히 인상 깊었다. ?
마을에 필요한 적정기술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워크숍에 참여하느라 들러본 적이 있긴 했지만, 혁신파크 자체에 대한 이해를 넓힐 기회는 갖지 못한 상태였다. 이곳의 관건은 편리한 교통으로 접근성이 높은 곳에 다양한 활동과?실험이 가능한 공간이 다양한 형태로 저렴하게 제공되고, 공유공간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
공유와 소통, 배려와 나눔을 전제로 자신의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철학이 공간을 풍성하고 다양하게 해줬고,?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공간이었다.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이들도 다양하고 풍성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서울혁신파크는 국립보건원과 질병관리본부가 이전한 3만평의 부지를 활용해 250개 단체, 기업, 소모임 등이 다양한 활동을 펼이고 있다고 한다. 3만평 하니 '우리는 3천평이 있는데 ...' 싶었다.?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산업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인천에 혁신파크가 생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3천 여 평의 도로부지 - 터널과 고가등 관통도로를 활용한다면 5천에서 1만여평은 되지 않을까?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 지금,?이렇게 매력적인 공간이 배다리에 생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공간과 사람들, 교통의 요지인 인천 동구, 배다리... 도로가 지워지고 그곳에 인천혁신파크가 생기면 어떨까? ?
@파이프로 만든 이정표
@ 청년청의 다양한 아이디어도 시선을 끌었다.
@1kg에 4-50원하는 장난감을 1만원 가치로 만든 아이디어와 노력이 담겨있는 사회적 기업 - 금자동이 역시 혁신파크에 입주해 있다.
@건물 옆에 마련된 인공 수조이자 수로?
@새롭게 리모델링 하고 있는 공간 역시 공유 공간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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