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근대문화유산' 포함···지자체, 사유재산 간섭 어려워
부평구 부평동에 위치한 근대건축물 아베식당. 지난 12일 철거됐다. <사진=네이버 거리뷰 캡처>
일제강점기 부평구에 지어진 근대건축물인 '아베식당'이 철거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문화재는 아니지만 보존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물이 점차 사라지며 이를 관리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부평구 부평동 542-2에 위치한 2층짜리 일본식 목조 상가주택은 다세대주택을 짓기 위해 지난 12일 철거됐다.
개인 소유인 이 건물은 지난달 말 건축허가 등 관련 행정절차를 마치고 철거 절차가 진행됐다. 소매점을 포함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인 1943년 4월 아베라는 일본인이 식당을 짓기 위해 제출한 신축 신청서가 국가기록원에 남아 있어 일명 아베식당으로 불렸다.
인천시립박물관이 2012년 발간한 '인천 근·현대 도시유적' 학술조사 보고서를 보면 연면적 164.94㎡의 목조 건물이다.
아베식당은 건축도면과 건축신고서 등 당시 문서와 건물이 함께 남아있어 건축학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건물은 인천시가 관리 대상 건축물로 지정한 근대문화유산에도 포함돼 있다.
근대문화유산은 인천 전역에 210곳이 있다. 중구가 150곳으로 가장 많고, 동구 22곳, 부평구 13곳 등이다. 하지만 등록 문화재에 오르지 않으면 실질적인 관리가 어렵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량 소주 생산 공장으로 알려진 조일양조장(2012년 철거)과 115년 역사의 애경사 비누공장(2017년 철거)이 등록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철거됐다.
또한 현재 남아있는 근대건축물 상당수가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철거나 훼손을 지자체 차원에서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남춘 인천시장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철거를 앞둔 근대건축물에 대한 보존 권고 등 후속조치를 지시했다.
박 시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베식당은 건축도면과 건축신고서 등 당시 문서와 건물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근대건축물"이라며 "문화재도 아니었고 민간인 소유여서 부평구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니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유럽 출장 중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의 구도심을 둘러봤다. 오래된 건축물들이 도심 곳곳에서 각 거리를 대표하는 상징물 역할을 했다"며 "철거를 앞둔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군·구에서 공문을 통해 우려를 전달하고, 보존 권고라도 하는 것으로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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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가 어쩔수 없었을것이다는 말을 왜 하냐고?
그 말 이전에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