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 번식률 급감... 전년대비 57.9%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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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번식률 급감... 전년대비 57.9% 감소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9.03.15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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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섬 조성 결과 못내고 육상동물 접근 막지 못한 것으로 추정



남동유수지 저어새 서식지. ⓒ인천환경운동연합

 

남동유수지 내 인공섬을 찾아오는 저어새(천연기념물(205-1호)의 번식률이 급감한 것으로 관측됐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가 15일 발표한 남동유수지 저어새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남동유수지 서쪽 인공섬(600㎡)의 저어새 번식률은 21.3%(부화한 둥지 38개, 저어새 새끼 74마리)로 2017년 번식률 79.2%(부화한 둥지 137개, 저어새 새끼 272마리)보다 57.9%가 감소했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저어새의 번식률이 이렇게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인공섬에 알을 낳는 저어새가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인공섬에서 번식이 시도된 저어새 둥지는 178개로 2017년 173개보다 5개 늘었으나, 저어새가 알을 낳은 둥지는 38개로 2017년 137개보다 99개가 줄었다.
 
지난해 5월 인천시가 13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남동유수지에 추가로 조성한 동쪽 인공섬(900㎡)에서는 20여 쌍의 저어새가 번식을 시도했으나 알을 낳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적잖은 예산을 들인 사업이 실패한 셈이다.
 
인천시 등은 지난해 동쪽 인공섬이 저어새 번식 시기(3월 하순∼4월 초순)보다 늦게 준공되는 등의 이유로 저어새들이 번식을 다소 늦게 시도하면서 덩달아 번식률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공섬에 육상 동물들이 접근한 흔적이 나타난 만큼 저어새 번식을 위한 인공섬 조성에 허점이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두 인공섬에서 너구리의 변이 발견됐는데 이들 육상 동물이 저어새의 번식에 방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는 “유수지 내 갈대가 섬 가까이 자란 것을 보면 5월에 해당되는 번식 후반기부터 이러한 육상 동물이 접근해 번식을 방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오는 30일 오전 제1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 환영잔치를 열고 환경정비, 탐조활동, 둥지 재료 모으기, 염원 리본달기, 저어새 모자 만들기 등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육상 동물의 출몰 외에도 지난해의 경우 새끼들이 부화하는 시기에 비가 많이 오는 등 번식 저하의 요인이 많았을 것”이라며 “육상 동물의 접근을 막는 방법으로는 유수지의 물을 추가로 채우는 방법을 취하고 인천저어새네트워크 등 단체들과 논의해 저어새의 번식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멸종위기 1급’의 저어새는 전 세계에 3천 마리 내외의 수만이 존재한다. 인천시가 저어새 번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전체 개체 가운데 약 40% 가량이 남동유수지와 강화지역 등 인천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 차원에서도 저어새 보존을 위한 여러 캠페인 등이 진행됐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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