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원의 성추행 의혹을 받고있는 이재현 서구청장에 대해 검찰이 피해자들을 위한 국선 변호인을 직권 지정했다. 지난 1일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 지시를 내림에 따라 경찰은 국선 변호인과 연계해 그동안 피해자 진술을 꺼린 여성 공무원들과 재접촉한다는 계획이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이 구청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은 최근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며 피해자들을 위한 국선 전담 변호인을 직권 선정했다.
 
지난 2013년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게 전문적인 변호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국선 전담 변호인 제도는 전문지식을 갖춘 국선 변호사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사건 수사 단계뿐 아니라 재판까지 법률 지원을 하도록 돼 있다.
 
검찰이 피해자들을 위한 국선 변호인을 직권으로 선정한 것은 경찰이 진술을 꺼리고 있는 피해자들을 설득해 관련 진술을 확보한 뒤 이 구청장도 피의자로 조사하라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국선 변호인을 통한 피해자 진술은 ‘전문’에 해당돼 증거능력이 없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직접 진술을 해야 하는 부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검찰이 지정한 국선 변호인과 연락을 했고 이 국선 변호인은 피해자들의 진술 의사를 다시 확인하고 경찰에 알려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아직은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올해 1월 11일 인천시 서구 한 식당과 노래방에서 구청 기획예산실 직원들을 격려하는 회식을 하던 중 여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고 함께 춤을 출 것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지역단체인 인천 서구발전협의회 등이 강제추행 등 혐의로 이 구청장을 고발한 사건을 각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를 종결할 계획이었다.  피해자들이 이 구청장과 관련한 진술을 꺼렸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동안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이 구청장도 조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송치 전 지휘 과정에서 검찰이 추가 확인할 사안이 있다며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피의자 조사도 할 수 없지만, 만약 피해자로 알려진 여성들이 마음을 바꿔 진술을 하겠다고 하면 조사한 뒤 이 구청장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