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중학교 도서관인 별립글방으로 모인 2019학년도 강서중학교 학생자치회 대의원인 이다희, 한기쁨, 한지예, 구자빈, 김가은, 양성호, 이은정, 이은선, 한은빈의 9명의 학생에게 학생자치 담당교사인 이수석 선생은 말한다.
“인천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와 강화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에서는 학생자치와 민주주의에 의식함양을 위해서 많은 동기부여를 해 주고 활동력을 보강해 주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네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활동경비는 총 120만원입니다. 학교폭력예방교육활동을 위한 학생자치활동 지원비로 40만원, 학생회장공약 이행비로 80만원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강서중의 학생자치를 위해서라면, 강서중의 선생님들과 강화의 많은 분(?)들이 여러분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해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건 강서중이 작지만 정말로 큰 학교가 되길 바라는 염원때문이기도 합니다.”
“저, 선생님! 시간이 별로 없어요. 10분안에 끝내고 조회들어가야 해요.”
오전 8시 50분에 임시대의원 회의를 시작했기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학생회장 이다희양은 교사의 말을 제지한다.
“… 아, 그렇구나. 나머지는 여러분이 이야기 나누렴.”
9시 7분에 학생회장은 자치담당 교사에게 말한다.
“5월 3일에 하는 학생대의원 대회를 학생자치회 총회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회의에 집중하기 위해서 작은 다과만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회의 시간은 어떻게 해야하는지요? 계획표 상에는 40분 정도였는데, 조금 길어질 수도 있을 거 같아서요.”
“그것도 여러분이 결정하면 됩니다. 회의 시간이 길어질 거 같다면, 미리 이야기 해 주길 바랍니다. 통학버스 기사님께 말씀드려, 시간 조정을 해야 하니까요. ……선생님이 뭐 도와줄 일 있나요?”
“…다과 준비도 저희가 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들이 준비한 다과는 저희들 취향과는 맞지 않아요.^^ 그래서 다과의 구입도 저희가 참여했으면 해요.”
“빙고! 선생님도 그걸 바랬어요. 그럼 시간되는 학생들과 선생님이 함께 가서 다과를 구입하면 되겠다.”
3학년 학생들은 중간고사 시험때문에 장보기를 가지 않기로 했다. 2학년 부학생회장이 한예지양과 2학년 반장이 이은선 양이 장을 보기로 했다.
4월 29일 오후 3시 30분에 은선양과 지예양을 태우고, 강화 읍내로 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편과 부모님들의 행동반경을 생각해서, 강화읍내의 중앙시장내 중앙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기로 했다.
10만원이라는 다과비로 그들은 자신과 친구들이 좋아하는 과장와 음료를 고른다. 그리고 총회때 운영되는 상황대로 몇개의 테이블로 배치할 것인지, 다과는 어떻게 놓을지를 예상하며 물건을 구입한다.
학년별 분임토의로 할지 부서별 토의로 결정할지를 염두에 두고서 그들은 다과의 양을 정한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그들은 내게 질문한다.
“선생님! 필요한 물건을 다 샀는데도, 6만 9천원밖에 안 나와요.”
핸드폰의 계산기를 두드리다 이은선양이 질문한다.
“꼭 10만원을 채워야 해요? 보관할 곳도 없는데…….”
그 말을 이어 한지예양이 말한다.
“요즘의 과자는 너무나 과대포장이 많아.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 쌀과자가 24개인데, 이거 살까? 아니 언니들에게 전화해 볼 수도 없고. 배터지게 먹을 것도 아니고…….”
쇼핑을 하며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표정이 너무나 유쾌발랄하다. 그런 학생들에게 나는 말한다.
“가급적이면 예산잡은 거처럼, 10만에 근접해서 구입하면 좋겠어요. 혹시라도 남은 다과가 있다면, 자네들이 회의할 때 사용해도 되잖아요.”
“그래도 되는 거예요. …그럼 저희들이 조금 더 편하게 먹고 싶은 것을 고를 수도 있겠네요.”
아이들에게 맡기면 교사들이 불편하고 성가시다. 그리고 비효율적이다. 시간이 많이 든다. 하지만 교사들은 편하다. 아이들을 믿자고 하면서도 실제로 믿은 적은 별로 없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맡기니까, 놀라운 일이 발생한다. 아이들은 이미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알고 있었고, 그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친구들과 모색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2019학년도 제1회 학생자치회 대의원 대회 및 총회의 준비’는 모두 끝났다.
이제 학생들이 회의를 진행하는 2019년 5월 3일의 회의가 기다려진다. 과연 아이들은 학생자치회의 활동을 잘 진행하고 운영할 수 있을지? 교사인 나와 동료들은 무엇을 하면 될 것인지? 그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