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해양플라스틱, 집중 여론환기 나선 환경단체·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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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해양플라스틱, 집중 여론환기 나선 환경단체·기관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19.10.23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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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토론회, 모니터링, 해안쓰레기 수거... 이제는 대안 실천해야
 
해양쓰레기더미 위에서 둥지를 틀고 포란중인 구지도의 괭이갈매기. 사진 = 심형진


버려진 그물에 걸려 죽어가는 거북이, 쓰레기로 배를 가득 채운 채 죽은 철새, 고래...

사람이 버린 쓰레기로 하루에 10여종의 생물이 멸종하고 '50년 안에 지구 생물의 30-75%가 멸종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문제의 핵심으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떠오르고 있다.

생활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심각한 환경문제의 주범으로 지적된 플라스틱을 제쳐두고 쓰레기 문제를 논할 순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플라스틱은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대신, 평균적으로 14~35% 정도의 낮은 재활용률과 50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분해 기간, 소각시 배출되는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 매립지 부족과 기술 한계 등의 환경 문제를 함께 야기시켰다.

   


플라스틱의 이로움 및 문제점 <사진제공=가톨릭환경연대>


한국에서 하루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총량은 약 6천 톤이다.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kg으로 세계1위, 1인당 연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64kg으로 세계2위다.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은 대략 500개로 이는 핀란드의 100배가 넘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으로 유입, 직접 투기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가톨릭환경연대 최영애 공동대표에 따르면 플라스틱 폐기물의 처리는 재활용(약 20%), 소각(약 15%), 매립(약 40%)로 나뉘며, 매립과 소각의 한계로 투기·해양 유입되는 비중이 약 25-30%를 차지한다.

최 대표는 "매년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가고, 아시아태평양 해역엔 약 120-500만 톤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하며, "해안 쓰레기들 중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7%고 현재 태평양 지역에 한반도 7배 크기의 쓰레기 섬이 만들어지는 중"이라고 심각성을 알렸다.




 
플라스틱의 해양 유입과 동시에 가장 큰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완전하게 분해되지 않기에 소각이나 투기 과정에서 나노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이 환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환경단체를 통해 계속돼왔다. 최 대표에 따르면 해양에 투기된 플라스틱은 자외선, 파도, 미생물 등의 영향으로 분해되고 해양 생물들에게 축적돼 결국 먹이사슬에 따라 인간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그는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대기, 우리가 마시는 각종 음료, 제품 속에 보이지 않게 투입되어 동식물과 인간 모두를 '파괴'하고 있다"며 "동물의 생식능력 감소와 멸종, 해양생태계 파괴,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는 우리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쓰레기 감축 및 미세플라스틱 대응방안, 해양 폐기물 관련 정책 논의와 해결법 모색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는 학계와 민간업계, 연구기관들이 두루 참여하는 '해양폐기물재활용기술협의회'의 공모사업을 추진예정이며, G20 국제회의 등에서 관련문제에 대한 국가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인천항만공사가 밝힌 해양플라스틱 감소를 위한 작은 실천계획도 주목받고 있다. 공사는 사내 카페의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미생물에 의해 100% 분해되는 PLA(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수지 성분)로 대체해 연 3만개 이상의 플라스틱 줄이기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제는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해양프라스틱 감소를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여론에 호소한 것이다.


 


시민사회의 노력도 지속중이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황해섬네트워크, 가톨릭환경연대,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녹색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최근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며 여론을 환기시키고 있다. 

오는 24일엔 황해섬네트워크가 주최하는 강연회에서 (사)동아시아 바다공동체 오션의 홍선욱 대표가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처하는 시민사회의 노력'을 주제로 환경생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30일에는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인천연구원이 주최하는 '해안도서 쓰레기 관리방안마련 토론회'에선 학계, 환경단체, 시 및 의회 관계자등이 참여한 가운데 해·도서지역쓰레기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개선, 활동제안 등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과 제안을 펼친다.

이에앞서 지난 6월에는 환경의 날을 맞아 인천대 녹색환경지원센터는 ‘도전! 플라스틱 제로’를 주제로 '미세플라스틱의 치명적 역습'의 실상과 그 심각성에 대해 공감했다. 7월에는 가톨릭환경연대가 해양 미세플라스틱 대응방안 토론회를 마련했다. 

환경단체들은 회원들과 함께 지난해부터 수차례 섬지역을 방문해 해안쓰레기 줍기에 나서며 여론을 환기시켰다. 가톨릭환경연대와 천주교인천교구 환경사목부는 5월 바다의날을 맞아 장봉도 옹암해변을 찾았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인천시 도서지원과와 함께 특정도서 해양쓰레기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한편 지역에서도 선진 국가들의 사례를 참조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안 플라스틱 폐기물 등을 재활용 해 보일러 연료 등으로 삼는 기술을 개발한 일본,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반납하면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의 사례들을연구하고 지역에서도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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