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호주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석탄 투자, 불매운동에 직면"
인천환경운동연합이 국내외 석탄산업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는 삼성을 청정에너지 사용 확대와 탄소중립 100% 달성을 추진하는 애플과 비교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4일 논평에서 “삼성은 호주에서 불매운동에 직면하자 지난달 16일 ‘아다니’ 석탄사업 추가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반면 애플은 지난달 21일 ‘환경적 진전 보고서’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자사 제품과 전 세계 공급망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비교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 호주 카마이클 광산에서 채굴한 석탄을 수출할 AAPT(아다니 애봇 포인트 석탄터미널)에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2,500억원을 투자했고 AAPT는 최근 삼성증권 등을 통한 2,100억원 규모의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호주 산불 피해자들과 환경단체들이 지난달 5일 삼성증권에 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이어 15일에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시드니 삼성전자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을 벌였다는 것이 인천환경운동연합의 설명이다.
불매운동에 직면하자 삼성증권은 호주 환경단체인 ‘마켓 포시스’에 서한을 보내 “AAPT 투자 승인과정에서 카마이클 광산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적 문제들을 알지 못했다”며 “앞으로 아다니 석탄사업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을 하지 않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C) 정책 개선을 위해 투자계획들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투자 철회가 아닌 AAPT의 리파이낸싱에 따른 추가 금융지원(투자) 중단만을 약속한 것이다.
석탄산업 투자에 따른 삼성 불매운동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시작돼 지난달 29일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이 산성전자 마산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이 지금 당장 국내외 석탄산업 투자를 중단하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대한민국 소비자의 입장에서 삼성 불매운동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활발한 석탄 투자에 나서 삼성증권의 호주 AAPT 참여 외에도 삼성물산은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3조7,800억원 규모)를 건설 중이면서 베트남 붕앙3 석탄화력발전소(1,200㎿ 규모) 사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생명·삼성화재는 삼척 화력발전소에 각각 3,000억원과 2,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반면 애플은 지난 2018년 4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생산시설이 100% 청정에너지에 의해 가동된다고 발표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글로벌 71개 협력업체와 협약을 맺고 제조 공급망 및 제품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기업 활동 전반에서 2030년까지 탄소중립 10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 인천환경운동연합의 전언이다.
2030년까지 모든 애플 제품 생산과정에서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실제 애플은 지난해 생산한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 워치 등에 재활용 소재(기존 제품 폐기 과정에서 회수한 희토류, 자석, 텅스텐 등)를 사용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집중호우로 인해 방글라데시는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긴데다 중국은 우리나라 인구수와 맞먹는 수재민이 발생했으며 러시아에서는 영구 동토층이 녹아 연료탱크가 파손되면서 북극권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계속되는 산불로 서울의 20배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탔다”고 기후위기 비상상황임을 강조했다.
이 단체는 “글로벌 탑을 다투는 삼성과 애플 중 누가 인류를 위해 공헌하는 기업인지, 아니 누가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기업인지, 기후위기 주범인 석탄에 투자하는 삼성은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미경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사람과 사회를 생각하는 글로벌 일류기업을 추구합니다.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는 애플의 철학 같지만 삼성과 계열사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삼성의 기업 철학”이라며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라고 하지만 석탄에 투자하는 것이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것인지, 삼성의 철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