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대한민국의 유일한 두레정원 공동체(용현5동) - 정혜진 / 마을교육 공동체 ‘파랑새’ 대표
버려져 있는 대지를 보고 ‘그곳을 바꾸어 봐야겠다!’ 생각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그리고 실제로 자원봉사를 통해 도심 속 방치된 공간을 멋진 공원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도심의 버려진 공간에 숨을 불어 넣어 다시 주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활기찬 공간으로 변화시킨 미추홀구 용현5동 두레정원 사회적협동조합을 소개한다.
두레정원은 지난 2016년 버려진 6,000평의 대지를 마을의 공동체가 나서서 정리하고 관리하며 시작되었다. 당시 전국 19곳의 두레정원이 함께 시작하였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은 용현5동 두레정원이 유일하다. 그로 인해 전국에서 유일한 마을공동체 정원이란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2016년 마을사람들이 모여 마을에 방치된 공간을 단장하기 시작하였고 많은 쓰레기와 잡초 등을 뽑아내고 도시텃밭을 운영하거나 꽃을 심는 등 5년에 걸친 지속적 활동 속에 지금의 두레공원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용현5동 공동체 정원이 유일하게 남게 될 줄 몰랐다. 공동체 정원을 조성하는 일이 힘들지도 몰랐다. 마을사람들의 손으로 6,000평의 정원을 운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두레정원을 운영하고 있는 협동조합 변혜숙 대표는 “처음 시작 할 때부터 주변의 걱정이 많았어요. 마을의 아줌마들이 6,000평이나 되는 대지를 관리할 수 있겠어? 자원봉사로 지속할 수 있겠어? 등 많은 걱정 속에 시작하였어요. 하다 보니 손목과 어깨 등 온몸에 침을 맞으러 다니면서도 함께하고 계신 여러 선생님들의 열정이 계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두레정원은 꽃이 좋아 모인 인근 주민들로부터 시작됐다. 전업주부나 경력 단절로 집에 머물던 엄마들이 정원 일을 하고나서, 지금은 생태교육, 절기교육, 원예치료, 유아교육 등을 공부하고 원예관리사, 유기농기능사, 화훼장식기능사(플로리스트), 도시농업관리사, 방과 후 학교 지도사 등 자격증을 취득하고 활동하고 있다. 두레정원은 지역 공동체로 시작해 2019년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였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산림청 허가를 받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두레정원은 주민참여예산을 받아 차상위계층 어르신들에게 반려식물을 만들어드리고 매월 찾아뵈며 안부를 여쭙고 건강도 살핀다. '찾아가는 소확행' 사업과 미추홀구 '온 마을학교', 인천시교육청 주안도서관 ‘파릇파릇 새싹 텃밭’과‘원예교실’, 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공동체 텃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두레정원에서 재배한 무와 배추로 김장을 하여 용현5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하였고, 2020년에는 고구마를 재배하여 용현5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하기도 했다.
두레정원은 누구나 올 수 있는 정원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두레정원을 찾는 주민들이 더 많아져서 마을사람들은 두레정원 관리에 올인했다.
변 대표는 "우리가 보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 꽃이 좋아서 자원봉사 하는 걸 아시고 인근 주민들이 요구르트, 음료 등 맛있는 간식을 받을 때 참 기분이 좋다고 하십니다. 인근 주민들이 그 동안 갈 곳이 없어 아파트 안에만 있었는데 휠체어 타고 나올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좋다고 뵐 때마다 이야기 해주시는 분고 계세요"라며 그런 분들이 계셔서 힘이 나고, 지속해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한다.
두레정원은 앞으로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의 역량강화를 지속해 나가며, 조합원들의 재능을 살려 조손가정,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일을 찾아본다고 계획이다. 또 두레정원의 꽃을 활용하여 꽃바구니, 생화리스 등을 만들어 힐링이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두레정원을 관리하며 힘든 일도 있다. 다름아닌 반려견들의 분변이다. 반려견을 산책시킨다고 나온 것은 좋은데, 변 처리를 않고 풀밭에 버려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아이들이 풀 속에 들어가 뛰어 놀아야 하는데, 풀 속에만 들어가면 똥 밟았다고 울고 나와서 정원을 가구는 사람들의 속이 상하게 한다. 그리고 그 쓰레기를 치우는데 많은 비용과 인력이 들어간다.
또한 열심히 공동체 텃밭에 작물을 키워 놓으면 몰래 따가는 사람도 있다. 나무 열매를 따가기 위해 나무를 손상시키는 이들도 있으니 힘이 빠진다.
한편 두레정원은 내년부터 '용현도시농업공원'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하나뿐인 공동체 정원이란 타이틀이 사라질 처지다. 운영방식도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에서 변경될 수 있다. 그러나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은 도시농업공원으로 변경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하나뿐인 마을공동체가 관리하는 도시농업공원이 되기를 바란다. 변 대표는 "마을과 주민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꿈꾸고 가꿔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강조한다.
불모지를 누구나 개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또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건 더더욱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군가의 지속적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고 또 발전시키려는 노력과 비전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