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첫 승‧6연패 탈출 겹경사...37점 캣벨 주포 역할 톡톡
남자부 대한항공 역전패로 1위 등극 기회 놓쳐
스포츠에서 연패중인 팀에게는 ‘처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야구의 선취점, 농구의 1쿼터, 배구의 1세트가 막중한 그 ‘처음’이다. 연패를 당하고 있는 팀들끼리의 맞대결은 더 말할 필요없다.
첫 세트를 잡아내면 ‘오늘은 이길 수 있겠다’라는 마음이 선수들의 자신감으로 연결되고, 반대로 첫 세트를 내준 팀 선수들은 ‘아, 오늘도 지는건가?’라는 불안감이 패배 의식으로 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지고 있다가 막판에 뒤집으면 자신감은 두배가 되고, 반대로 이기고 있다가 막판 역전으로 세트를 내준 경우 내상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지난 1일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2라운드 여자부 경기가 딱 그랬다.
각각 6연패, 5연패를 당하며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만난 인천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에게도 첫 세트가 중요했다. 승부처는 첫 세트 흥국생명이 19:23으로 뒤진 상황. 점수차로 보나, 경기 흐름으로 보나 첫 세트는 페퍼저축은행으로 승부의 추가 기운 상황.
여기서 2003년생 프로 새내기 정윤주가 날아 올랐다.
공격수로는 비교적 작은 키(176cm)의 정윤주는 특유의 점프력을 무기로 패배 위기에서 4점을 쓸어 담았다. 결국 듀스 끝에 26:24 흥국생명 승. 페퍼저축은행으로서는 두고두고 뼈아플 1세트였다.
연패 팀끼리의 맞대결이었기에 1세트 승부가 전체를 결정지었다고 봐도 무리 없는 경기였다.
흥국생명은 3세트(23:25)를 내주긴 했지만 2세트(25:18) 승리보다 여유있게 4세트(25:14)를 마무리하며 세트스코어 3:1로 승점 3점을 따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 둥지를 튼 뒤 역사적인 홈 첫승을 올렸고, 지긋지긋한 6연패 사슬도 끊어냈다.
이날 경기는 정윤주가 연패 탈출의 서막을 열어 제친 셈.
정윤주는 1세트 막판 오픈 공격으로 이뤄낸 4점 포함 9점을 기록, 1세트만 따지면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야말로 당찬 신인의 스타 탄생이었다. 블로킹 3점 포함 총 20점 득점 기록. 팀의 주포 캣벨은 37점을 기록, 존재감을 뽐냈다.
대구여고를 졸업하고 2021~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고 흥국생명에 입단한 정윤주는 2003년생. 이날도 신들린 디그를 선보인 팀 최고참 김해란과는 19년 차이. 공격을 성공하면 때로는 수줍어하는 표정이 보일 만큼 아직은 프로 코트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코트에서 선배 품에 안겨 기쁨을 발산하기도 하는 팀의 막내.
한편 지난 11월 30일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인천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에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두세트를 먼저 따냈으나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패해 1위로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