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 '수리' - 소래에서 가을과 축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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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 '수리' - 소래에서 가을과 축제를
  • 김정아
  • 승인 2022.09.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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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 인천 설화]
(9) 소래, 그 이름의 유래는?

식탁의 상차림이 풍성해지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맘때, 두말할 것도 없이 싱상한 제철 해산물 만나러 소래로 향한다.

옛 협궤열차의 흔적을 간직한 소래종합어시장뿐만 아니라 소래습지생태공원, 염전저수지, 소금창고 등 다양한 볼거리들로 사람이 붐비는 소래는 그 이름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소래소리1_31.0x20.5cm_종이 위 채색_2022
소래소리1_31.0x20.5cm_종이 위 채색_2022

어떤 향토 사학자들은 소래라는 지명의 유래를 신라가 백제를 공격하던 당시의 전설과 연결지어 이야기하기도 한다. 즉 신라 무열왕 7년(660) 나당 연합군이 백제를 공격할 때 신라를 도우러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군사를 이끌고 황해를 건너와 상륙한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정방의 군대가 왔다’는 뜻에서 소정방의 첫 ‘소(蘇)’자와 온다는 뜻의 ‘래(來)’가 합쳐져 소래라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당시 소정방이 이곳으로 상륙했다는 내용은 옛 문헌에 나와 있지 않다. 금강 하구인 기벌포를 통해 상륙했다는 기록만이 있을 뿐이다. 결국 소정방이 소래에 상륙했다는 이야기는 고증되지 않는데, 이것은 누군가가 지어낸 이야기로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소래소리2_20.5x31.0cm_종이 위 채색_2022
소래소리2_20.5x31.0cm_종이 위 채색_2022

이러한 설화와는 다르게 어학적 측면에서 소래의 지명에 대해 설명하는 해석도 있다. 소래가 산처럼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을 뜻하는 우리 옛말 ‘솔’에서 나온 지명이라는 해석이 그것이다. 그 산이 바로 해발 299미터의 소래산이니 그럴 듯한 얘기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좀 더 살을 붙여 산과 냇가에 소나무가 많기 때문에 ‘솔내’로 불리다 소래가 됐다는 설명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래는 이보다 ‘높은 곳’을 뜻하는 우리말 ‘수리’에서 모양이 바뀐 것으로 봄이 보다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소래라는 이름은 결국 순수한 우리말이 변화된 형태일 뿐 지금 쓰이는 한자의 뜻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셈이 된다.

문헌상에는 대부분 소래(蘇來)라고 표시돼 있는데 언제부터 우리말 소래가 이 같은 한자로 쓰이게 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또한 그것이 언제 어떤 이유로 지금과 같이 소래(蘇萊)로 쓰이게 됐는지도 알 수가 없다.

 

소래소리3_31.0x20.5cm_종이 위 채색_2022
소래소리3_31.0x20.5cm_종이 위 채색_2022

소래 지명이 백제 건국설화에서 유래했다는 이른바 '소서노(召西奴) 도래설‘을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2017년 제 17회 소래포구축제에서는 소서노 도래설을 문화컨텐츠로 진행하기도 하였다.

오는 10월, 1일에서 3일까지 수도권 유일의 재래어시장인 소래포구전통 어시장 일대에서는 '4년만에 대면 축제'라는 ‘제 22회 소래포구축제’가 열린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의 교류는 원활하지 않지만, 축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싱싱한 제철해산물들을 맛보며 풍성한 가을이 되길 바래본다.

(참고_인천광역시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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