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타선 회복세...뒷문 불안은 막판 큰 숙제
▼9월 13일(화) 사직 롯데전 8:9 패(상대 전적 9승 1무 5패, 시즌 126번째 경기, 잔여 18경기)
패전투수: 문승원, 승리투수: 문경찬
8:4에서 9회 역전패..문승원 0.1이닝 5안타 5실점 패전
짧은 평: 충격이다. 참사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충격적인 패배였다.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모든 게 완벽했다. 상대의 실책은 득점으로 응징했고, 기회는 적시타로 응답했다. 폭발적인 타격은 아니었지만 홈런도 없이 꼬박꼬박 8안타로 8회까지 8점을 올리며 가성비 높은 공격력을 보여줬다. 게다가 이제는 살아나야 하는 박성한이 2안타, 후반기 고개 숙였던 전의산도 대타로 나와 적시타를 치며 오랜만에 좋은 일만 가득했다. 그러나 이 모든 건 더 충격적인 패배를 위한 신의 장난처럼 여겨졌다. 8:4로 앞서있던 9회말 렉스의 3점 홈런과 안치홍의 2타점 끝내기 적시타로 8:9로 졌다. 9회 등판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홈런 포함 5안타, 2볼넷으로 5실점 한 문승원이 패전투수. 5:3으로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5회까지 던진 폰트는 승패 기록 없이 어두운 하늘만 바라봤다. 한때 다승 선두였지만 7월 30일 이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사직구장을 찾은 원정 SSG팬들은 끝내기 승리로 열광하는 롯데 팬들 사이에서 그저 데미지가 이 경기에 그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2위 LG는 승리해 승차가 3경기로 좁혀지며 아픔은 두 배가 됐다.
▲9월 14일(수) 사직 롯데전 3:1 승(상대 전적 10승 1무 5패, 시즌 127번째 경기, 잔여 17경기)
승리투수: 모리만도, 패전투수: 나균안
모리만도 7.2이닝 비자책 눈부신 호투...팀 80승 선착
짧은 평: 충격 극복. 상처 치료. 전날의 충격적인 대 역전패를 이겨낸 모습이었다. 전날 어이없는 패배 뒤 추가 불펜 투입 없던 코칭스태프와 포수의 볼 배합 때문에 비난으로 들끓던 랜더스 팬카페도 이날 승리 뒤에는 차분해졌다. 이런 분위기는 전적으로 모리만도의 호투 덕분이였다. 모리만도는 7.2이닝 5안타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어수선한 팀에게 80승째를 안겼다. 2회 무사 1,2루 실점 위기를 2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막아낸 게 컸다. 개인적으로도 직전 경기의 부진을 씻는 쾌투. 양팀은 4회초, 말 각각 3점, 1점을 주고 받은 뒤 약속한 듯 득점에 실패했다. 전날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민식(2점), 오준혁(1점)이 3타점 합작. 앞선 경기에서 충격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문승원은 이날 9회에도 등판해 공 10개로 세타자를 잡아내고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2세이브. 2위 LG가 두산에 패해 기쁨 두배. 승차는 4경기. 롯데 상대 시즌 최종전
▼9월 15일(목) 창원 NC전 0:6 패(상대 전적 7승 1무 6패, 시즌 128번째 경기, 잔여 16경기)
패전투수: 오원석, 승리투수: 구창모
팀 타선, 구창모에 질식...최지훈 3안타 홀로 분전
짧은 평: 경기 시작하자마자 등장한 1번 최지훈의 2루타로 만든 1회 무사 2루 찬스가 날라가자 상대 선발 구창모는 더 힘을 냈다. SSG 랜더스 타자들은 결국 7이닝 동안 구창모에게 겨우 2안타만 때려냈다. 그나마 그가 맞은 두 번째 안타도 최지훈이 주인공이었다. 나머지 타자들은 구창모에게 무안타로 눌린 것. 이날 팀 전체가 기록한 4안타 중 3안타를 최지훈이, 1안타를 대타 하재훈이 쳐냈다. 대타 등 나머지 11명 타자의 기록은 25타수 무안타. 이길 수 없는 공격력이었다. 2위 LG가 승리하며 다시 3경기차.
▲9월 16일(금) 창원 NC전 10:0 승(상대 전적 8승 1무 6패, 시즌 129번째 경기, 잔여 15경기)
승리투수: 박종훈, 패전투수: 신민혁
오랜만에 투타 조화...박종훈 무실점 호투, 타선 5홈런 폭발
짧은 평: 경기전 평균 자책 7.06의 부진한 모습으로 선발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던 박종훈이 반전을 이뤄냈다. 1회 무사 1,2루, 2회 무사 만루의 연속 위기에서 2이닝 연속 병살타로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에는 완전히 과거의 박종훈으로 돌아왔다. 특히 2회 위기를 넘기고 공수 교대를 위해 덕아웃으로 돌아가며 크게 웃던 모습은 이날의 호투를 예고했다. 3회부터는 큰 위기 없이 7회까지 무실점 호투. 시즌 가장 많은 106구 투구로 3승 달성. 타선도 오랜만에 신바람을 냈다. 결승타가 된 2회 라가레스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타선은 총 5개의 홈런 폭죽을 터뜨렸다. 한유섬이 17, 18호로 두 개의 홈런, 이재원, 최주환도 홈런 한 개씩 추가. 11안타(7사사구)로 10득점. 비로 경기가 없던 2위 LG에 3.5 경기차로 반걸음 달아났다.
▼9월 17일(토) 인천 두산전 1:4 패(상대 전적 9승 1무 3패, 시즌 130번째 경기, 잔여 14경기)
패전투수: 노경은, 승리투수: 브랜든
불펜 싸움에서 완패 ...김광현 7이닝 무실점 헛심
짧은 평: 두팀 선발투수가 양쪽에서 잡아당기며 팽팽했던 끈은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단번에 끊어졌다. 7회까지는 두 팀 선발 투수들이 투수전의 짜릿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랜더스 두 번째 투수로 8회초 노경은이 올라오자 두산 타선이 기다렸다는 듯 홈런포를 가동했다. 두 개의 홈런으로 3득점. 브랜든에 눌렸던 랜더스 타선도 8회말 1점을 만회했으나 흐름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 브랜든이 흔들리던 경기초반 1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나온 라가레스의 병살타로 상대에게 한숨 돌릴 기회를 준 게 아쉬웠다. 7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에도 승리하지 못한 김광현은 평균 자책점을 1.85까지 끌어내린 것에 만족해야했다. 13승도 다음 등판을 기약해야 했다. 이날 승리한 2위 LG는 2.5 경기차로 턱밑까지 쫓아왔다.
▲9월 18일(일) 인천 두산전 14:13 승(상대 전적 10승 1무 3패, 시즌 131번째 경기, 잔여 13경기)
승리투수: 노경은, 패전투수: 홍건희
오태곤 9회말 끝내기 홈런...양팀 9홈런 등 37안타 불꽃 화력쇼
짧은 평: 0:1, 1:1, 1:2, 2:2, 2:3, 3:3, 3:8, 7:8, 7:9, 13:9, 13:13, 14:13. 시즌 끝난 뒤 돌아봤을 때 큰 임팩트가 있을 만한 경기였다. 사실 3:6으로 뒤진 6회말 무사 2,3루 찬스에서 1점도 못 따라갈때만 해도 패배를 걱정해야 했다. 게다가 7회초 2점을 추가 실점하며 7회초 5점차가 되자 연패의 충격을 떠올려야 했다. 그러나 절박함이 타선을 일깨웠다. 7회말 4득점으로 한점 차로 따라붙고 8회말 6득점으로 13:9, 기어이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종반인 7회 5점차 뒤진 경기를 역전하는 건 흔치 않을 일. 사실 경기 흐름상 여기서 끝냈어야 한다. 그러나 또 한번의 반전이 있었다. 팀 마무리 문승원과 그 뒤에 나온 노경은이 9회초 합작 4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것. 주 첫 경기 역전의 충격 때문에 불안감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대타 오태곤이 끝내기 홈런으로 랜더스필드를 열광케했다. SSG가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 동안 뽑아낸 점수는 11점. 양팀 합쳐서 9개의 홈런 포함 총 37개의 안타가 나왔고, 투수도 14명(두산 9, SSG 5)이나 등판했다. 선발 폰트는 6이닝을 던졌지만 2홈런 포함 11안타로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9회초 13:11에서 나와 동점을 허용한 노경은이 쑥스러운 승리투수(10승)가 됐다. 2위 LG가 꼴찌 한화에 덜미를 잡히며 다시 3.5경기차.
■주간 총평
패-승-패-승-패-승. 퐁당퐁당 승부였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 한 주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주초 지옥을 먼저 다녀오고, 주말 천국을 경험했다는 것. 화요일 거짓말처럼 9회말 5점을 실점하며 끝내기 패를 당하더니 일요일에는 8회 6득점으로 뒤집고, 9회초 4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9회말에는 홈런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일요일 경기 마저 내줬다면 1위 순위 경쟁에서 더 위태로웠을 것은 자명한 일. 야구의 신이 있다면 지난 한주에는 SSG 경기에서 조화를 부린게 아닐까 싶을 만큼 드라마틱한 한주였다.
그러나 8점 득점을 한 화요일, 14점을 올린 일요일 경기 모두 코칭스태프는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쉽게 이길수 있던 경기를 마무리가 올라와 역전을 당하고, 동점을 허용하는 모습이 걱정스러운 것. 그만큼 뒷문이 헐거워졌다. 특히 클로저 문승원의 지난 한 주 기록은 당황스럽다. 3경기 등판에 2이닝 9실점 9자책. 평균자책점 40.5점. 9이닝을 던지면 상대에게 40.5점을 준다는 얘기. 등판 일정 조정이나 마무리 교체 등 다각도의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타선은 기복을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주 6경기에서 9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1위팀 다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9홈런은 단 두 경기에서만 터졌다. 나머지 4경기에서는 홈런포 침묵. 지난주 한유섬이 3개, 최주환이 2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밖에 라가레스는 11개의 안타로 리그에서 주간 최다안타 1위를 달렸고 최지훈도 10개의 안타로 컨디션이 좋음을 알렸다.
시즌 취소된 잔여 경기들을 치르게 되는 이번 주도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다. 7승 7패로 유일하게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KT, 시즌 막판들어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는 한화를 평일 상대로 만난다. 주말에는 지난 주말 혈투를 벌인 두산과 2위 LG를 상대한다. 토요일까지 다섯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가 일요일 맞대결 상대인 2위 LG와의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전경기 홈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팀은 최근 10경기 4승 6패, 시즌 82승 4무 45패로 승률 0.646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