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금속공예와 평면회화를 결합하는 작업을 해온 신세범 작가다.
이번에도 캔버스를 배경으로 입체적인 금속 조형을 더한 작품으로 초대전을 연다.
인천 부평 ‘문화공간 신촌 아트캘러리’에서 27일부터 오는 4월 15일까지 이어간다.
“작품에는 인간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관계의 시작인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내적표현에 집중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삶에 대한 고찰입니다.” 작가는 작품 의도를 설명한다.
그 방식은 순응하는 삶이다. 여기서 순응은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푼다.
금속공예 작품 속에 그대로 담겨있다. 작품 ‘STEP BY STEP’에서는 기어가고 있는 작은 애벌레 형상이 보인다. “애벌레는 인간 개개인을 표현한 것입니다. 위를 향해 열심히 기어가고 있죠.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표현했습니다”
작품 ‘너의 등뒤에서’는 삶의 고민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들 모습의 조형을 세웠다. 외롭게 서 있지만 그 뒤에는 또 다른 이가 서 있다. “담대한 모습으로 살아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부연한다.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금속의 입체가 평면과 어우러져 하나의 조형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금속은 볼륨과 광택이라는 성질 때문에 화려하지만 색은 한정적입니다. 이 부족한 색감을 더하기 위해 캔버스 위 평면회화를 배경으로 더했습니다.”
아크릴로 평면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한 뒤 나사를 조여 금속을 고정시키는 ‘콜드 조인트’ 기법을 사용했다.
“사실 2000년부터 금속공예로 캔버스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당시에는 낯설다는 평을 받았는데, 어느새 작품 방향성이 다양화되다보니 익숙하게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작가는 순응 이야기를 다시 한다. “주어진 수많은 관계 속에서 지혜롭게 해쳐나가는 힘이 순응입니다. 노력을 하다보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제 작품을 보고 순응의 기운을 얻어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