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구락부가 오는 12월 15일부터 내년 2월 28일(월요일 휴관)까지 한국 판화계를 개척한 김상유 작가의 특별전 <자연과 고요, 평온으로의 구도-김상유 작가의 삶과 예술>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김상유 작가의 예술적 성과와 함께 그의 삶과 작품에서 찾아낸 자연과 고요, 평온의 의미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제물포구락부는 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7호이자 문화유산 활용정책 1호 공간이다.
김상유 작가는 평안남도 안주 태생으로 평양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 문학부 철학과에서 공부하고 인천 동산중학교에 미술과 영어 교사로 부임하면서 인천에 자리잡았다. 한국전쟁에 종군화가로 활동한 후 1954년 동산중학교로 다시 복귀했다. 인천 송학동이 자택이었으며 은성다방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인천은 그의 삶과 예술을 탐색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김 작가의 예술작업에서 특별히 독특한 점은 동판화 제작 기법을 독학으로 연구하여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미술의 전통적인 소재와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1963년 첫 전시를 시작으로 동판화 부문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80년대 이후에는 목판화 작업으로 중요한 예술적 성과를 이루었다. 당시 전국의 고건축을 순례하며 한옥과 법당의 아름다움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한국적인 정서와 무위자연의 세계, 고요와 청렴이 공존하는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이로써 아연판을 이용한 동판화의 세밀한 표현에서부터 목판화를 통한 고요하고 간결한 풍경까지 다양한 양상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판화뿐만 아니라 유화 작업을 통해 예술 역량을 확장시킨다.
김상유 작가의 예술적 삶은 ‘시대가 안았던 불안한 현실과 층위가 다른 자연과 고요, 평온을 향하여 구도했던 삶’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가 평생 동판과 목판 그리고 유화의 화폭에 새기고 그린 작품들은 현대 문명의 모순에 대한 비판과 저항, 달관과 해탈이 각인된 예술적 결정체다.
<자연과 고요, 평온으로의 구도 - 김상유 작가의 삶과 예술> 전시는 단순히 작가 김상유의 작품만이 아니라 그의 예술적 여정과 성장 과정, 작업 방식, 그리고 작품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작가 김상유의 예술과 삶을 다층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김상유 작가의 에칭 원판을 최초로 공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전시가 원활히 이루어지게 된 것은 특별히 동판, 목판의 원판과 소장 작품은 물론이며 작가가 생전에 사용하던 유품과 사진, 도록 등 다양한 자료를 내어준 차녀 김삼봉 선생을 비롯한 가족들과 제자와 동료 등 지인들, 그리고 작품의 데이터를 무상으로 제공해준 서울옥션 등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시에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제물포구락부 홈페이지(https://jemulpoclub.org)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제물포구락부는 김상유 특별전과 함께 <시인 김광균의 ‘와사등’과 ‘김광균 문집 와우산’ 소장 인증샷 이벤트>를 연다.
작가 김상유는 그의 대표 동판화 작품 '출구없는 방'(No Exit)을 통해 출구가 없는 상태에서의 인간을 고립되고 소외된 존재로 그렸는데, 한국의 모더니즘을 대표했던 시인 김광균이 1939년에 발표했던 시 ‘와사등’ 역시 삶의 방향을 상실한 현대인의 고독과 비애를 보여 주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현대 사회에서 고립된 개인의 내면과 자아 찾기에 깊은 사유를 담고 있는 것이다.
김상유 작가의 작품들은 1985년에 발간된 김광균의 문집 ‘김광균 문집 와우산’(범양사출판부) 초판본에 별첨되어 있다. 김상유와 김광균은 어떤 유형으로든 교류를 나누며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시인 김광균의 ‘와사등’과 ‘김광균 문집 와우산’ 소장 인증샷 이벤트>는 ‘와사등’과 ‘김광균 문집 와우산’ 두 권의 책 가운데 표지 인증샷을 제물포구락부 카카오톡채널(http://pf.kakao.com/_GKrxdxb) 로 보내면 된다. 보낸 이들에겐 전시 기념품을 증정한다. 초판 소장지에게는 조금 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