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관동갤러리(관장: 도다 이쿠코)가 영국인 거상 토마스 클래버의 딸로 1897년 20대때 일본 나카사키에서 인천으로 이사와 40년을 살다 묻힌 하나 글래버 베넷(1873~1938)의 일생을 조명하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인천 영국영사관과 하나 글래버 베넷 展〉으로 2월 25일(일) 개관하여 3월 30일(토)까지 금, 토, 일요일(오전 10시~오후 6시) 관동갤러리(인천 중구 신포로31번길38)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나가사키종합과학대학교 지역과학연구소 주최로 진행하며 14장의 패널과 2개의 영국영사관 건축 모형으로 이뤄졌다. 인천에서 살았던 하나 글래버 삶의 진상과 함께 인천 영국영사관 건물의 구조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의 장면들을 밝힌다.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가 글래버 일가라고 잘못 알려진 스토리도 바로 잡는다.
2월 25일 오후 3시에는 ‘하나 글래버 베넷의 일생’을 주제로 브라이언 바크-가프니 나가사키종합대학 명예교수가 온라인으로 강연하며, 3월 30일에는 야마다 유카리 나가사키종합대학 공학부 교수가 인천을 방문해 ‘글래버 가문 앨범을 통해서 본 인천 영국영사관’을 주제로 강연한다.
토마스 글래버(1838~1911)는 일본에서 에도 막부를 타도하고 새로운 통일국가를 세우는데, 자신의 무역회사를 통해 총기, 탄약, 함선 등 물자 공급하여 도움을 줬다. 이로 천황으로부터 일본 근대화에 기여한 공로로 서양인 최초로 훈장을 수여한 인물이다. 글래버는 일본인 아와지야 츠루와 결혼해 외동딸 하나를 낳았다.
하나 글래버는 나가사키에서 영국인 월터 베넷과 결혼하고 남편의 근무지인 인천으로 이사왔다. 남편 베넷은 인천에서 광창양행(베넷상회)이란 무역회사를 운영했으며 인천 주재 영국 영사 대리직을 오랜 기간 맡았다고 한다. 하나는 베넷과 낳은 4남매와 함께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광창양행(현 신포공영주차장 자리)과 인천영사관(현 파라다이스호텔 터)에서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 글래버는 일본 나가사키 국제묘지에 묻혔고 남편 베넷은 아내가 죽은 후 영국으로 돌아가 여생을 마쳤지만 하나는 인천에 묻혀있다.
그의 묘는 일제강점기 북성동에 있었으나 이후 청학동을 거쳐 2017년 부평 가족묘지로 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