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논란’ 승기하수처리장, 결국 ‘현 부지 지하화’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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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논란’ 승기하수처리장, 결국 ‘현 부지 지하화’ 결정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2.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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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장께 최종결재 올렸다... 2019년 착공 예정 시기로 잡아” 밝혀

남동1유수지의 저어새 모습(천연기념물 제205호). ⓒ인천시

 
가동된 지 20년이 지나 시설노후화 문제로 악취와 처리장 방류수 수질 저하 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승기하수처리장에 대해, 인천시가 현 부지에 지하화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부지 지하화가 원안이었지만 최근 시 내부에서 남동1유수지 등으로의 이전을 검토하면서 환경문제로 인한 여론이 악화되어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지역사회 및 환경단체들은 안도감을 내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승기하수처리장 부지를 지하화하고 현 부지의 지하에 새로운 하수처리장을 조성키로 하는 안을 지난 9일 유정복 시장에게 최종 보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전성수 행정부시장 주재로 승기하수처리장에 대해 현 부지 지하화와 남동제1유수지 이전의 두 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해 지하화를 최종 결정, 9일 유 시장에게 최종 보고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여러 안건들이 검토되는 상황으로 다소 지연됐지만 시장님 결재만 되면 담당부서에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가 말한 ‘여러 안건’ 중에서는 지역 시민단체 및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됐던 남동1유수지로의 이전 내용도 있었다.
 
당초 시는 지난해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인천시 등 공직자들과 주민, 환경단체 등이 참여해 승기하수처리장의 처리에 대한 간담회를 열고 이 간담회의 내용을 기반으로 현 부지 지하화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시가 이전까지의 협의 내용을 무시하는 듯한 행정을 보이면서 남동1유수지 이전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갈지자 행정’을 보였다. 여기에 시가 남동구에 남동1유수지 이전을 전제하고 개발이익금 등의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뜻을 밝히고, 남동구에서도 환영의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여론은 보다 악화됐다.
 
남동1유수지의 이전을 시민사회가 강력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환경문제 때문이다. 이곳이 천연기념물 제205로 지정된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서식지이기 때문. “전근대적 개발 논리로 환경문제를 밀어버린다”는 지적이 환경단체들은 물론 지역사회에서까지 대두되며 여론화됐다. 
 
결국 지역여론과 환경문제를 무시하고 저어새 서식지로의 이전을 강행하려던 시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를 포기한 것이다.
 
시는 이달 중 승기하수처리장에 대한 하수도처리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 시기는 변경 가능성은 있지만 오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로 잡았다.
 
시 관계자는 “현 부지 지하화에 대한 환경부와의 협의를 비롯해 설계 및 입찰 등 공사 절차에 최소 2년 이상은 걸릴 것 같다고 판단하는 만큼, 착공 시기는 2019년으로 일단 잡았다”고 밝혔다.
 
총 3,500억 규모로 추산하고 있는 사업비 역시, 민자 검토를 철회하고 시 재정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별도의 부지 매입비가 추가로 들지 않는 방안인 만큼 시 재정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와 환경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 시가 앞으로도 상식과 원칙에 따라 행정업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측은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해도 현 부지의 지하화가 사실 가장 현실적”이라면서 “지역주민, 시민사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얻은 결론대로 했으면 애먼 행정력을 낭비 안 해도 됐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측도 “과정에 문제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잘된 일”이라며 “여론을 이끌어준 지역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 모두에게 고마움을 나타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민연대는 “해당 안건만 해도 10회가 넘는 간담회를 통해 얻은 결론으로 알고 있는데, 추후 모든 행정에서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얻은 결론을 시 내부에서 무시하는 행태는 앞으로는 없었으면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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