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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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졸업식
  • 문미정 시민기자
  • 승인 2017.02.15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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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간 과정의 결과물

졸업 시즌이다. 학교마다 졸업식은 다 의미가 있겠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따뜻해지는 졸업식이 있다. 인천시 중구 송학동에 위치한 인성초등학교, 인성여자중학교, 인성여자고등학교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함께 자라는 교육을 펼치는 학교로 알려져 있는 학교 중 하나이다.

 

< 모두가 함께하는 졸업식 >

인성초등학교 졸업식은 졸업식 시간부터 특별하다. 부모님이 모두 올 수 있도록 저녁 시간에 시작한다.
사립인 인성초등학교는 졸업생 62명과 교직원 21명이 거의 6년 동안이나 한 공간에서 자란다. 그렇기 때문에 졸업이 되면 거의 모든 아이들과 교직원들이 하나가 된다. 게다가 졸업식에서는 교직원 모두가 졸업생 모두를 한 사람 한 사람 안아주며 축복의 메시지를 조용히 전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한 졸업식은 저녁 7시가 되서야 끝이 난다. 그래서 어느 사람 하나 불평하지 않고 진지하다.




선생님 주는 상이 아닌 친구들이 주는 명물상 시상도 이색적이다. 작은 예수상, 우정상, 함박웃음상만 특별히 이 졸업식 때 수여하게 된다. 모든 아이들에게 상장을 주긴 하지만 그건 별도로 수여한다.
 
졸업생 중 한명의 인터뷰를 담아 보았다.

“6년을 한 가족처럼 지낸 친구들이라 졸업식장에 입장하기 전 대기할 때까지도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어요. 1학년 때 서먹하고 삐쭉거렸던 우리를 이렇게 변화시켜준 것은 인성초등학교입니다. 6년 동안 인성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사람에게 베푸는 법, 섬기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학교를 떠난다는 것은 정말 아쉬웠고 슬프지만, 이제까지 인성초등학교에서 많이 배운 만큼 그걸 항상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것 같아요. 졸업식 때 너무 눈물이 나왔지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눈물을 꾹 참았어요.”
 
< 한 사람 한 사람 안아주는 졸업식 >

인성초등학교처럼 한 사람 한 사람 안아주는 졸업식을 진행하는 인성여중의 졸업식은 올해 더욱 특별했다. 예쁜 가운과 모자까지 쓰고 마치 대학생 졸업을 연상시키며 감동의 시간을 보냈다.




인성여중의 한 교사는 인성여중을 이렇게 설명한다.

“지난 주에 한 졸업생이 왔어요. 이전 학교에서 어쩔 수 없이 옮겨와서 쌤들 속도 엄청 썩히고, 맞기도 엄청 맞았던 아이죠. 벌써 이십대 중반쯤 돼서 카페 차리고 제 앞가림 하더라고요. 그런 우울한 시기를 보냈던 곳에 찾아와서 웃으면서 지난 얘기 나누고 할 수 있는 게 참 좋아요. ‘누가 요즘 힘들어 보이더라. 좀 변한 것 같더라.’ 하는 얘기가 들리면 선생님들이 먼저 서로 공유해서 이런 사정을 알리고 공감하며 아이들에게 더 신경 써요.”
아름다운 졸업식과 졸업생이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졸업식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3년 동안의 과정이 훌륭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선생님의 부연 설명이었다.
 

< 아래에서 위로 올려드리는 졸업장 >

입시준비로 버거웠던 3년의 무게를 벗게 되어서일까? 인성여고 졸업식은 초등, 중등보다는 더 생기발랄하고 자유롭다. 그동안 맺힌 한을 풀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알록달록 머리를 염색한 모습이나, 답사를 랩으로 하는 모습도 모두 졸업식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다.

올해는 170명 졸업생이 단위에 올랐다. 인성여고 졸업식의 특별한 모습은 교장선생님이다. 전통적인 졸업식의 모습은 학생이 아래에 서고 위에서 다른 사람이 읽어준 졸업장을 받기만 하거나 대표자가 1명이 받는다. 그러나 인성여고 졸업식은 학생이 위에서고 교장선생님이 아래에 서로 위에서 드리는 모양으로 졸업장을 받게 된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수여하며 교장성생님이 헤드셋마이크로 직접 읽어주신다. 미운 정 고운 정 다든 아이들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지는 광경이다.




최근 교권에 대한 논란이 참 많다. 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한 숨 나는 뉴스도 많은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래도 아직은 아이들과 학교가 희망이라는 말을 인성의 졸업식을 보며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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