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유치 적극적인 인천시 “현실 쉽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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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유치 적극적인 인천시 “현실 쉽지않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2.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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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구성원들 서울 떠나는 것 부정적... 시 “그래도 해보겠다”

이전을 해야 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캠퍼스의 대학본부 건물.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 이전이 불가피해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의 ‘유치전’에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요 지자체들이 뛰어들었지만 정착 한예종 구성원 전반이 서울을 벗어나는 것을 그렇게 달가워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천시와 한예종 그리고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 한예종이 현 석관동 캠퍼스의 이전 부지를 최종 확보할 계획을 갖고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확정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인천시 공직자들의 전언.
 
“국내 최고의 전문예술인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1992년 설립된 한예종은 현재 서울 3곳(성북구 석관동, 서초구 서초동, 종로구 와룡동)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상태다. 그중 석관동 캠퍼스가 현지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 지난 2009년 조선왕릉 의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는데 학교 부지가 의릉에 포함된 상황에서 왕릉 복원을 위해 이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

당초 한예종 내에서는 3개 캠퍼스 모두를 이전하는 방안과 석관동 캠퍼스(본부, 연극원, 영상원, 미술원, 전통예술원, 예술교양학부 등 소재)만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었으나 현재는 석관동 캠퍼스에 대해서는 대체 캠퍼스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한예종의 이전 계획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서울 내 지자체를 비롯한 수도권의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 전체 캠퍼스를 이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예종의 대학본부가 석관동에 있는 만큼 석관동 캠퍼스의 이전 유치만이라도 성공할 수 있다면 지역에 득이 될 것이 많다는 예상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 송파구와 종로구, 도봉구 등 ‘서울지역’ 3곳과 과천시 주암동, 고양시 일산동구, 그리고 인천 서구의 ‘서울 외 수도권’ 3곳이 현재 유치 경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만약 인천이 이를 유치하게 되면 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 부지에 들어설 수 있다.
 
때문에 유정복 인천시장 등 시 주요 공직자들은 지난 15일 인천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난 ‘인천발전협의회’ 자리에서 한예종의 유치를 위해 적극 협조해 달라는 당부를 했던 바 있다. 또 한예종 측에는 각종 행정 및 재정 지원을 포함한 인센티브 내용을 ‘한예종 웰컴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문제는 한예종 재학생과 교수 등 구성원들이 서울을 벗어나는 것을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예종의 한 재학생은 “석관동 캠퍼스가 이전하는 내용은 현재 재학생들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이라며 “나도 그렇지만 서울 외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생각을 사실 많이 하지 않는다”고 말해 서울 외 지역으로의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예종 소속의 한 교수 역시 “일반 시민들도 좋은 학교는 서울에 있다는 인식들을 다 갖고 있지 않느냐”며 “서울을 벗어나는 것이 학교 이미지를 비롯해 여러 면에서 유리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구를 기반 지역구로 하고 있는신동근 국회의원(서구을, 더민주)은 15일 인천발전협의회에서 “한예종이 서구지역에 유치된다면 인천시로서는 더없이 좋을 일이지만, 현재 학생들 정서가 서울 외 지역으로 옮기는 것에 부정적이다”라고 밝혀 어려운 과제임을 우회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한예종 유치에 소위 ‘적극적 구애’를 펼치고 있는 인천시가 유치전에 행정력만 낭비한 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큰 상황이다. 물론 포기하기엔 아직 이른 만큼, 시로서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보겠다는 요량이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매립지나 LNG 기지, 화력발전소 등 지자체가 기피하는 대상들은 모두 인천에 있지만, 그럼에도 인천은 3백만 인구 도시를 이뤄낸 만큼 위상에 걸맞는 국립 문화시설 및 교육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며 “특히 예술양성대학이 한 곳도 없는 우리 시로서는 비록 경쟁 구도가 어렵게 가더라도 한예종 유치가 절실하다”며 의지를 밝혔다.
 
한편 한예종이 키워낸 문화예술인, 연예인 등은 상당히 많다. 배우 이선균, 오만석, 문정희, 이소연, 유선 등은 대중적으로 이미 유명한 인물들이고, 영화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 ‘추격자’ ,‘황해’의 나홍진 감독 등이 대표적인 한예종 출신이다. 국악인 꽃별(해금 연주자), 미술인 문성식 등도 대표적인 한예종 출신 예술인들로 거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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